2월 실업급여 7819억원…고용불황에 역대 최고 기록 경신

입력 2020-03-09 13:54
뉴시스

정부가 실업자의 구직활동 지원을 위해 고용보험기금으로 주는 실업(구직)급여 지급액이 지난달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고용노동부는 9일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20년 2월 노동시장 동향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7819억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무려 1690억원(32.0%) 증가했다. 작년 7월 기록한 역대 최대 기록(7589억원)도 갈아치웠다.

지난달 실업급여 수급자도 53만6000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7만5000명(16.3%) 증가했다.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0만7000명으로 2만7000명(33.8%) 늘어났다.

이는 계속된 경기 불황으로 실직자들이 일자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달 고용보험 상실자는 56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3000명(22.5%)이 증가했다. 고용보험은 1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것으로, 고용보험을 상실했다는 것은 근로자가 실직·이직했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고용부는 고용 안전망 강화 영향이라고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는 “실업급여 지급액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고용보험 가입자가 증가한 데다 작년 10월부터 지급 기간을 늘리고 상·하한액을 높이는 등 생계 보장 기능을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를 살펴보면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가 작년 9월부터 6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고 그 폭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조업 중에서도 자동차 업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생산 감소와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7600명 줄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자·통신 업종도 생산 라인의 해외 이전과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6200명 감소했다. 제조업은 구직급여 수급자와 신규 신청자도 작년 동월보다 각각 1만3000명, 4000명 증가했다.

지난달 노동시장 동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는 뚜렷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많은 사업장이 고용 조정보다는 휴직·휴업 등으로 대응하고 있어 일단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변동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