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일본 내 누적 매출 40억엔을 돌파했다. 30억엔의 매출로 종전 1위를 기록 중이던 2005년 ‘내 머릿속의 지우개’를 훌쩍 뛰어넘은 최다 흥행 기록이다.
CJ ENM은 9일 기생충이 일본에서 전날까지 40억4716만엔(약 47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일본 영화 전문사이트 에이가닷컴에 따르면 기생충은 지난 주말(6~8일)에 1억3370만엔의 수입을 올려 4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를 지켰다. 이처럼 한국영화가 일본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것도 내 머릿속의 지우개 이후 15년 만이다.
지난해 12월 27일 일본의 3개 영화관에서 먼저 선보였던 기생충은 인기에 힘입어 지난 1월 10일 개봉 범위를 전역으로 확대했다. 개봉 초기 5위에 자리매김했으나 지난달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휩쓸며 입소문을 타더니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기생충은 기록 행진은 이뿐 아니다. 영국에서도 역대 외국어 영화 최고 흥행 성적을 올렸다. 지난달 7일(현지시간) 영국에서 개봉한 기생충은 이달 6일까지 1108만8149파운드(약 174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기존 외국어 영화 최고 흥행작인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1107만8861파운드)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성적이다. 북미에서는 5281만달러(약 63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역대 북미에서 개봉한 외국어 영화 가운데 기생충보다 많은 매출을 올린 작품은 ‘와호장룡’(1억2810만 달러), ‘인생은 아름다워’(5720만 달러), ‘영웅’(5370만 달러) 세 작품이다. 지금 기세를 이어간다면 영웅을 가뿐히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생충의 전 세계 수익은 2억4590만 달러(약 2953억원)에 이른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