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크루즈선 내 집단감염 등으로 중동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중동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8일 기준 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전날 이집트에서 60대 독일인 남성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사망하기 일주일 전 이집트에 입국했다. 남부 룩소르 지역을 여행한 뒤인 지난 7일 고열과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 홍해의 관광도시 후르가다의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이집트에선 이날까지 5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집트의 코로나19 확산은 남부 아스완과 룩소르를 오가는 나일강 크루즈인 ‘리버 아누켓’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부터다.
이집트의 관광 수입도 위기에 처했다. 현지 매체들은 외국인들의 이집트 여행 취소율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80% 높다고 전했다. 중동 정책을 연구하는 미국 워싱턴 타흐리르 연구소의 티모시 칼다스는 WP에 “코로나19가 이집트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행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 이집트 경제에 가장 중요하면서도 취약한 부분인 관광산업이 무너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라크에서도 8일까지 5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4명이 숨졌다. 중국 신화통신 등은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CDC) 소속 의료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전문팀이 지난 7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도착해코로나19 대응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19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처음 발생한 이란에선 지난 8일 기준 사망자가 194명으로 늘었다. 이란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중국,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집계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내무부는 코로나19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해 공포를 조장하면 최고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내무부는 “사이버 범죄 처벌법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허위 사실이나 근거없는 소문을 유포할 경우 최고 300만 디르함(약 10억원)의 벌금 또는 징역 3년에서 최고 무기징역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