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셜록홈즈’ 조기 폐막, 배우들도 막공까지 몰랐다

입력 2020-03-09 13:07 수정 2020-03-09 15:10

뮤지컬 ‘셜록홈즈: 사라진 아이들’이 조기 폐막됐다. 8일 저녁 마지막 공연이 끝날 때까지도 배우 대다수가 이같은 사실을 몰랐던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다음달 19일까지인 ‘셜록홈즈’가 공연을 돌연 취소했다는 사실이 8일 밤 알려졌다. 트위터 등 SNS에 주최 측이 공연 중단 결정을 내렸으며 배우들도 뒤늦게 통보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날 트위터에 올라온 한 영상에서 배우 안재욱은 “오늘 공연이 마지막이다. 갑자기 결정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도 크고 투자자들이 빠지고 더 이상 진행이 안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연 시작 전에 나한테만 이야기를 했다. 다른 배우는 아무도 몰랐다”며 “아무 것도 모르니까 (커튼 콜 때 눈물이) 확 터졌다. 나만 알고 있으니까”라고 설명했다. 또 “하는 내내 힘들었다”며 “어떻게든 진행해보려고 했는데 (안 됐나 보다). 임금지불도 안 되고, 투자자도 다 빠져버리고 하니까. 회수도 안되는 상황에서 돈을 넣겠다는 사람이 없으니까. 배우들 지금 다 난리났다”고 말했다.

본보는 공연을 주최한 메이커스프로덕션에 9일 오전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다만 이후 메이커프로덕션은 다른 매체에 “8일 저녁 공연을 끝으로 ‘셜록홈즈’가 조기폐막 한게 맞다”며 “SNS와 전 예매처를 통해 오늘 오후 공지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셜록홈즈’에서도 터져나온 임금체불 문제는 공연계의 고질적인 문제다. 주최 측도 코로나19로 인한 적지않은 피해를 입은 것은 맞지만, 기본적으로 악재가 닥칠 때마다 속수무책인 공연계의 기형적 현실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즉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일회성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공연계에서 상당수의 민간 제작사가 ‘돌려막기’ 악순환에 빠져있다. 한 작품에서 생긴 적자를 메우려 다른 작품을 올리는 행태다. ‘셜록홈즈’를 주최한 메이커스프로덕션도 지난해 선보인 뮤지컬 ‘아이언마스크’ 때도 임금체불 논란이 있었으며,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5년간 예술인 불공정신고 656건 가운데 78.8%가 임금체불 사건이었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감염병 확산 예방 차원인지, 그로 인한 재정 악화 탓인지, 터진 곳이 또 터진 사태인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으나 이 정도 악재를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공연계 임금체불 문제가 오랫동안 풀리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며 “공연계 전반의 기형적인 산업 구조를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