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합성수지고무’ 생산 사업부 인수…신소재 투자 박차

입력 2020-03-09 11:50
대림산업은 의료용 합성수지고무 생산시설을 인수해 신소재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수한 미국 신소재 기업 크레이튼 카리플렉스 사업부의 브라질 생산공장 전경. 대림산업 제공

대림산업이 미국 신소재 기업 크레이튼(Kraton)의 카리플렉스(합성수지고무·CariflexTM)사업부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신소재 사업 육성에 나설 방침이다.

대림은 9일 크레이튼의 카리플렉스 사업부 인수 작업을 최종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카리플렉스 사업부는 이소프렌 고무 및 이소프렌 고무 라텍스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대림은 카리플렉스의 브라질 생산 공장과 네덜란드 R&D센터를 포함한 원천기술, 미국·독일·벨기에·일본·싱가포르 등 국제 판매 조직 및 인력·영업권도 함께 확보했다. 총 인수금액은 5억3000만 달러(약 6200억원)다.

대림은 이번 인수작업을 통해 ‘고기능 부타디엔 고무 생산’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 원천기술은 지난달 기획재정부에서 선정한 신성장∙원천기술 중 하나로 꼽힐 만큼 활용성이 크다고 대림은 설명했다. 여기에 메탈로센 촉매 등 대림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융합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사업을 계속 확장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대림이 목표로 한 신소재 기술은 의료기기와 우주항공, 기능성 타이어 등 첨단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대림은 의료용 신소재 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마침 카리플렉스가 생산하는 합성고무와 라텍스 등은 수술용 장갑과 주사용기 고무마개 등 의료용 소재로 사용된다. 이 제품들은 글로벌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 시장은 매년 8% 수준의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의료용 신소재 산업의 전망도 밝다. 천연고무로 만든 수술용 장갑은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나 합성고무로 만든 수술용 장갑은 이러한 위험성이 없다. 합성고무 소재의 안전성 때문에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유럽 및 아시아에서도 사용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은 “해외 기술 및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의료용 소재 국산화를 통해 의료용 신소재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대림은 이를 위해서 기술개발을 통한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국내에 생산공장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