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미국 신소재 기업 크레이튼(Kraton)의 카리플렉스(합성수지고무·CariflexTM)사업부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신소재 사업 육성에 나설 방침이다.
대림은 9일 크레이튼의 카리플렉스 사업부 인수 작업을 최종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카리플렉스 사업부는 이소프렌 고무 및 이소프렌 고무 라텍스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대림은 카리플렉스의 브라질 생산 공장과 네덜란드 R&D센터를 포함한 원천기술, 미국·독일·벨기에·일본·싱가포르 등 국제 판매 조직 및 인력·영업권도 함께 확보했다. 총 인수금액은 5억3000만 달러(약 6200억원)다.
대림은 이번 인수작업을 통해 ‘고기능 부타디엔 고무 생산’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 원천기술은 지난달 기획재정부에서 선정한 신성장∙원천기술 중 하나로 꼽힐 만큼 활용성이 크다고 대림은 설명했다. 여기에 메탈로센 촉매 등 대림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융합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사업을 계속 확장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대림이 목표로 한 신소재 기술은 의료기기와 우주항공, 기능성 타이어 등 첨단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대림은 의료용 신소재 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마침 카리플렉스가 생산하는 합성고무와 라텍스 등은 수술용 장갑과 주사용기 고무마개 등 의료용 소재로 사용된다. 이 제품들은 글로벌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 시장은 매년 8% 수준의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의료용 신소재 산업의 전망도 밝다. 천연고무로 만든 수술용 장갑은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나 합성고무로 만든 수술용 장갑은 이러한 위험성이 없다. 합성고무 소재의 안전성 때문에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유럽 및 아시아에서도 사용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은 “해외 기술 및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의료용 소재 국산화를 통해 의료용 신소재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대림은 이를 위해서 기술개발을 통한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국내에 생산공장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