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입국 규제 첫날, 일본행 비행기 180좌석에 달랑 3명 탑승

입력 2020-03-09 11:48 수정 2020-03-09 22:11

한국에 대한 일본의 입국 규제 조치가 시작된 9일, 일본행 첫 비행기는 189개 좌석 중 단 8명을 태운 채 이륙했다. 두 번째 비행기의 탑승객도 3명뿐이었다.

항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국제선 탑승객이 65% 대폭 줄어든 데 이어 일본 하늘길마저 닫히자 막대한 손실 전망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인에 대한 일본의 입국 규제 조치가 시행된 이날부터 일본행 비행기는 하루 단 3편(대한항공 1편, 제주항공 2편)만이 운항한다. 첫 비행기는 새벽 5시에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항공의 도쿄행 비행기였는데, 189개 좌석 중 탑승객은 8명에 불과했다. 오전 7시에 오사카로 출발한 제주항공의 두 번째 비행기에는 단 3명만이 올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입국 규제 조치 시행 전날인 어제는 일본행 비행기에 승객이 몰려 탑승객이 130명 전후였는데 확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한국에서 온 사람은 도쿄(나리타 공항), 오사카(간사이 공항)로만 갈 수 있고 비자가 있어야 입국 가능하다. 미리 비자를 발급 받지 못한 한국인들은 당분간 비행기를 이용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제주항공을 이용한 탑승객 13명도 대다수가 일본인이거나 일본 거주권을 지닌 한국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오후 5시 20분에 출발하는 도쿄행 대한항공 비행기는 예약률이 80% 전후가 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선 이용자 수가 급격하게 떨어진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탑승객 대부분이 일본인”이라며 “이용이 편한 시간대다보니 일본행 비행기가 반드시 필요한 탑승객 위주로 예약이 찬 듯하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과 대한항공은 일본행 항공기 탑승객이 저조한 것에 비해 한국행 항공기 탑승객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고 당분간 한국-일본 노선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규제 첫 날 일본행 탑승객 수가 너무 적긴 하지만 이에 비해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탑승객은 더 많을 수 있다”며 “수익 측면 외의 한국-일본 하늘길을 유지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어 당분간 노선은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일본 하늘 길이 막히면서 국제선 이용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4주 기준 일본행 여객 이용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6% 떨어져 중국행 여객 이용자 수(-85.2%)에 이어 두 번째로 감소율이 높았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