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 소비가 줄면서 수산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신선도가 생명인 활어회를 공급하는 양식업계는 소비와 수출 모두 타격을 받고 있다. 정부가 급히 지원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등 급한 불을 끄는 것 외에는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3일까지 국내 오프라인 수산물 매출은 10%가량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횟집 등 외식을 하는 빈도가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한 2월 하순에는 출하가 거의 ‘올스톱’되다 보니 1년 전보다 30% 가까이 매출이 떨어졌다는 게 양식업계 설명이다. 한국뿐 아니라 주변국에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수출 역시 타격이 크다. 지난 3일까지 국내 수산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감소했다. 특히 중국 수출은 31%나 빠졌다.
통상적으로 수산물이 잘 팔리지 않으면 정부는 그동안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를 통해 대규모 판촉행사, 시식행사 등을 개최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농수산물은 판로가 막히면 정부가 군납용이나 학교 급식 비축용으로 쓰기 위해 일정량을 수매하기도 하지만, 수산물은 이마저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런 탓에 정부가 이날 내놓은 수산업에 대한 종합지원대책 역시 대부분 코로나19 피해 어업인에 대한 금융 지원책이 대부분이다. 매출 타격을 입은 양식업계가 사룟값 등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우선 코로나19 피해 어업인에 대한 2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과 100억원 규모의 경영회생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수산물 수출기업에 대해서도 1354억원 규모의 수출지원 자금을 지원해 자금난을 해소하기로 했다. 이러한 융자의 금리도 올해 1년간은 0.5% 포인트 인하한 1.3%(고정금리 기준)로 낮췄다.
정부는 노량진수산시장 등 전국 18개 수산물도매시장과 13개 수산식품거점단지에 입주한 어업인들의 임대료도 지자체와의 협의 후 인하하기로 했다. 또 양식업계 건의를 받아들여 영세 어업인의 공영홈쇼핑 입점 비용도 지원키로 했다. 오프라인 매출이 바닥을 치고 있는 만큼 온라인으로라도 판로를 열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해수부 관계자는 “제주산 넙치를 대구 공장에서 가공하면 대도시에 있는 소비자에게 3~4일 만에 배송할 수 있다”며 “질소 포장 등 포장 기술이 발달해서 이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수산물을 택배로 주문해서 먹는 데 익숙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정부는 넙치와 굴 등 양식수산물 이용과 관련해 방송 간접광고(PPL)와 SNS 홍보물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런 홍보가 실제 수산물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많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