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차로 다이어트’ 탄력…5만㎡ 사람길 변신

입력 2020-03-09 11:15
서울시 생활권 도로공간재편사업이 적용된 구로구 구일로10길의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 동네 차로 50여곳이 총 면적 5만㎡ 규모 사람길로 탈바꿈했다. 시청 앞 서울광장(6449㎡)의 7.8배 크기다.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와 퇴계로, 석촌호수로 등에 지난 4년 동안 차로 다이어트가 적용됐다.

서울시는 이같은 ‘생활권 도로공간재편사업’을 통해 지난 2016~2019년 22개 자치구 생활권 도로 50여곳이 보행친화공간으로 변신했다고 9일 밝혔다. 해당 사업은 차로 대신 보행공간과 안전‧편의시설을 늘려 자동차 중심의 교통환경을 사람 중심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줄어든 차로와 노상주차장 자리에는 사람길과 자전거도로, 쉼터,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일방통행과 속도제한을 위한 지역 맞춤형 시설개선도 이뤄졌다. 좁은 보행로를 확장해 법정 최소유효보도폭(2.0m) 이상으로 맞추고 바자회‧주민자치행사를 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유동인구가 많은데도 보행로가 좁았던 ‘구로구 구일로10길’은 4차로를 2차로로 축소하고 보행로를 6~8m→8~15m로 확장했다. 좁은 이면도로를 주차차량이 가로막고 있던 ‘종로구 율곡로4길’은 주차면을 없애고 보도를 신설했다.

서울시는 올해 2호선 신림역 인근의 관천로(관악구), 도심 청계천로(중구) 등 생활권 도로 8곳에서 도로공간재편사업을 시행한다. 5월까지 관련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오는 6월 설계와 공사에 들어간다. 각 사업지는 자치구 신청을 받아 주민요구, 사업목적, 개선취지를 고려해 선정됐다.

관악구 관천로(봉림교~우방아파트 구간)는 폭 20~30m의 왕복 4~5차로를 왕복 2~3차로로 축소하고 보행공간을 확장한다. 지역문화행사를 위한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점포 앞 불법주차로 단절됐던 보행동선을 확보하고, 조경·교통안전시설 설치, 친환경 도로포장·주차 재구획 공사를 시행한다.

도봉구 해등로4길(창일중학교~창1동 주민센터)은 폭 20m의 왕복 4~5차로를 왕복 2~4차로로 축소하고, 자전거도로와 보행공간을 확장할 예정이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교통사고, 대기오염 등 과거 차량 중심 교통환경에서 나타난 문제 해소를 위해 보행친화도시 사업을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생활권 도로공간재편사업이 적용된 노원 노원로1가길의 모습. 서울시 제공

2020년 서울시 생활권 도로공간재편사업 예정지. 서울시 제공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