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시작하고 이탈리아가 퍼트렸네, 파스타처럼”

입력 2020-03-09 08:13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그래픽화한 모습과 이탈리아 전통 음식인 파스타.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유명 건축가 겸 예술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탈리아 전통음식인 파스타에 빗댄 농담을 SNS에 올려 이탈리아인들이 발끈하고 있다.

아이 웨이웨이(Ai Weiwei)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밈(Meme·인터넷에서 퍼지는 사진)을 공유했다. 아이 웨이웨이가 올린 사진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파스타와 같다. 중국이 개발해서 이탈리아가 세계로 퍼트렸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아이 웨이웨이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주경기장을 설계하는 등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그의 인스타그램의 팔로어는 57만. 이 밈은 세계 여러 사람들에게 닿았다. 많은 이들은 “재미없다” “적절하지 못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 함께 재밌는 걸 보면서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긍정적인 댓글은 소수에 불과했다.

특히 중국에 이어 확진자가 많은 이탈리아인들은 불쾌함을 넘어 분노를 드러냈다. 이탈리아인들은 코로나19가 자국 때문에 세계에 퍼졌다는 식의 풍자에 예민한 상태다. 최근 프랑스 한 민영방송은 이탈리아의 또 다른 전통 음식인 피자를 만드는 장면에서 코로나19를 연상시키는 연출을 했다가 사과하기도 했다.

아이 웨이웨이. 인스타그램 캡처


요리사가 피자를 만들며 침을 뱉고, ‘코로나 피자’ ‘전 세계에 출시될 새로운 이탈리안 피자’ 등의 자막과 음성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풍자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이해한다고 해도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이탈리아 국민을 이런 식으로 비웃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이라고 비판했으며, 피자의 본고장인 나폴리 당국은 해당 방송이 지역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해당 방송사는 주프랑스 이탈리아 대사관에 사과 서한을 보냈다.

8일(현지시간) 오후 6시 이탈리아 보건당국이 발표한 코로나19 확진자는 7367명이고, 사망자도 366명으로 나타났다. AFP 통신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한국보다 더 많아졌다”고 전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