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기 2주 맞나?…신천지 신도들 자가격리 해제 후 확진 논란

입력 2020-03-09 08:06 수정 2020-03-09 08:08

신천지증거장막(이하 신천지) 신도들 가운데 자가격리 기간이 끝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두 건이나 발생, 2주 잠복기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신천지 대구 집회에 참석했던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했던 신도 중 광주 거주자인 22세 남성이 지난 7일 오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광주에서 처음으로 신천지 관련 확진 판정을 받은 126번 환자와 지난달 17~18일 남구 주월동 신천지 성경 공부방에서 밀접 접촉한 사람이다.

126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자 이 남성은 자가격리 조처됐고 잠복 기간 동안 아무런 증상이 없어 지난 2일 자가격리에서 해제됐다. 정부 지침에 따르면 의료기관 종사자가 아닌 밀접 접촉자의 경우, 증상이 없으면 검사 없이 자가 격리를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광주 남구 보건소는 신천지 환자와 밀접 접촉자 대상자들을 의료인에 준하는 강화된 기준으로 관리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자체적으로 추가 검사를 실시했고 해당 남성도 지난 7일 광주 남구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 다음날인 8일 새벽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남성을 빛고을 전남대병원으로 이송하고 역학조사를 통해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하고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 남성은 격리해제 된 후 PC방과 주민센터 등을 찾았다. 한 치킨집 등도 방문한 것으로 조사돼 방역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날 안산시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안산시에 따르면 안산시 상록구에 거주하고 있는 신천지 신도 25세 여성이 8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지난달 15일 신천지 대구 집회소에 참석한 사실이 파악돼 같은 달 22일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가 이달 1일 0시를 기준으로 해제됐다.

그러나 안산시는 해당 여성을 무증상자로 파악해 오는 11일까지 능동 모니터링 대상자로 분류해 관리했다.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신천지 무증상 신도들에 대한 감염 여부 검사를 진행하면서 해당 여성도 7일 상록수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았다. 이 여성은 다음날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안산시 보건당국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정도의 양의 바이러스가 체내에 있는 경우 다름 사람에게 전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젊은 사람의 경우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이어 “감염 과정은 보다 정밀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19 잠보기를 통상 14일로 보고 이후 자가격리에서 해제하도록 한 조치는 현재로서는 타당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여성은 현재 경기도 안성의료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가족 3명도 자가격리와 함께 검사 절차를 밟고 있다. 이처럼 두 사람 모두 통상적으로 알려진 잠복기 14일을 훨씬 넘긴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2주 잠복기에 대한 의심과 자가격리 해제 후에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