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가 아직 살아 있어요. 제 발 밑에요.”
중국 푸젠성 취안저우(泉州)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격리 시설 붕괴 현장에서 구조 12살 소년이 처음 내뱉은 말이다. 아이는 다급한 목소리로 건물 안에 있는 엄마의 존재를 알렸고, 구해달라고 애원했다.
소년은 8일 오전 11시24분쯤(현지시간) 구조대에 의해 15시간 만에 빛을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젓하게 엄마를 먼저 찾는 소년의 모습은 일부 현지 언론을 통해 생중계됐다. 이후 각종 SNS를 타고 중국 전역에 퍼진 소년의 사연은 전세계에 감동을 전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취안저우 12살 소년’이 실시간 검색어로 등장하기까지 했다. 또 일부 사용자들은 해시태그 운동을 펼치며 소년이 애타게 찾고 있는 친모의 생존 소식을 간절하게 기다렸다.
모두의 관심이 쏠린 구조 현장에서 소년의 엄마는 이날 오후 3시쯤 발견됐다. 하반신이 철제 구조물에 깔린 상태였다. 구조대원들은 약 1시간 40분간의 사투를 벌였고, 그 끝에 잔햇더미 아래에 있는 소년의 엄마를 구해냈다. 엄마는 즉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참사 현장에서 전해진 안타까운 사연은 또 있다. 같은 날 한 부부가 한살배기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발견된 것이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부부는 사고가 나자 필사적으로 아이를 끌어안고 보호했다. 다행히 이들 세 가족은 무사히 구조됐고 현재 건강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오후 4시 기준 71명의 매몰자 가운데 구조된 인원은 48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그중 10명은 숨졌고 38명만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나머지 23명은 여전히 무너진 건물 사이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돼 소방대원들의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