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기숙사를 코로나 격리시설로 잠시 사용하겠습니다”

입력 2020-03-08 17:56
경북대학교 기숙사(첨성관). 경북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대구시에 위치한 경북대학교가 기숙사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경북대학교는 8일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대구광역시로부터 경북대학교 내 생활관의 생활치료센터 사용 요청이 있었다”며 “경북대학교는 생활관(첨성관)을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의 생활치료센터로 4주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북대학교는 교시인 진리/긍지/봉사의 실천을 통해 대구/경북의 어려움도 함께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생활치료센터 운영은 정해진 기간 내에 반드시 종료되어야 하며 학생들의 학습권과 학사일정에 영향 없이 생활관 입소가 가능하도록 대구광역시는 원래 상태로 복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지문에는 “생활치료센터 운영이 끝나고 방역이 완료될 때까지 비대면 강의를 철저히 실시하여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겠다”는 내용도 적혀있었다.

경북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이에 경북대 총학생회 ‘스케치’는 이날 페이스북에 ‘첨성관 생활치료시설 사용에 대한 상황설명문’을 발표했다.

설명문에서 총학생회는 “학우 여러분, 너무나도 어려운 시기다. 갑자기 찾아온 전염병은 우리 생활을 망가뜨려 놓았다”며 “이러한 시기에 학내의 기숙사를 격리시설로 요청하는 것은 당황스럽고 분명 화가 나는 일이다. 이 때문에 총학생회도 6일 오후 2시 처음으로 요청을 받았을 때 반대 입장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계속되는 대구시의 간절한 부탁이 있었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의 거점국립대라는 저희 학교의 특성과 병상이 없어 사람이 죽어가는 상황을 막기 위한 요구라는 점 등으로 무조건적으로 반대만을 할 수는 없는 딜레마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너무나 어려운 문제였고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밤을 세워가면 논의를 거쳤지만 부끄럽게도 일치된 합의에 다다르지 못했다. 이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이제 결정은 학교의 손으로 넘어갔다.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해당 시설의 사용이 결정될 시, 학우분들이 걱정하는 점이 발생하게 않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경북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캡처

실제로 총학생회는 7일 오후 2시 권영진 대구시장과의 면담에서 질의 응답을 가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단 하루도 학사 일정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시설 사용 후 바이러스 잔류 우려에 대해서는 “경찰, 공무원 등을 투입해 주변을 철저히 통제하고, 환자들이 쓰는 매트리스 등은 모두 폐기한 뒤 새것으로 사겠다. 방역을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입주할 것이 꺼려진다면 1주일 가량 주변 원룸과 호텔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대구 시장이 책임질 것”이라 답했다.

김지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