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한마음아파트 코호트 격리 조치 늑장 공지 의혹

입력 2020-03-08 16:47 수정 2020-03-08 18:2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확진자가 나온 대구시 달서구 한마음아파트 일대가 8일 방역 당국 관계자들에 의해 소독 조치 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시가 지난 4일 달서구 소재 한마음아파트에 대해 코호트 격리(동일 집단 격리) 조치를 해놓고도 이를 곧바로 알리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 중 상당수가 신천지 신도로 밝혀진 곳이지만 대구시는 해당 사실을 사흘이 지난 뒤인 7일 공개했다. 아파트의 운영을 맡고 있는 대구시 종합복지회관 측이 입주자들을 상대로 종교가 무엇인지 물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 4일 대구시는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날 기준으로 신천지 대구 지파 신도 7913명이 코로나19 관련 검사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해당 지파 신도 72.5%가 진단검사를 받아 검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이라고도 했다. 이날까지 소재 파악이 되지 않은 신도는 4명으로 경찰이 조사 중에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하지만 한마음아파트가 코호트 격리됐다는 내용은 없었다.

그러다 7일 한 언론사의 보도로 한마음아파트에 대한 코호트 격리 조치가 밝혀지자 그때서야 해당 사실을 공개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7일 현재 한마음아파트 입주민 142명 중 4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면서 “5일 입주자 전원에게 자가격리 기간 연장을 통보한 뒤 전원 검체 검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46명의 확진자를 포함한 아파트 입주민 94명이 신천지 신도인 것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신도가 대거 발생했음에도 이를 곧바로 알리지 않고 늑장 발표한 것이다. 그동안 대구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에 신천지 신도들의 정보 제공 비협조가 한몫 했던 것을 비춰봤을 때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일부 입주민은 입주 당시 대구시 종합복지회관 측이 종교 여부를 물었다는 점을 의아해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종합복지회관 직원이 입주 양식을 쓰는 입주민에게 종교가 있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권 시장은 7일 정례 브리핑 후 이어진 질의 응답시간에서 “종교와 관계없이 35세 미만의 여성 근로자들을 위해 대구시가 저렴하게 임대해주는 100세대 규모의 아파트다. 입주할 때 종교나 이런 것들을 확인할 수는 없다”고 부인했다. 종합복지회관 측도 종교에 관한 질문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여전하다.

8일 현재 밝혀진 한마음아파트 거주 신천지 신도는 전체 입주민의 66%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