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켑카, 프로 인생 최악 스코어 ‘81타’ 적어낸 날

입력 2020-03-08 16:40
브룩스 켑카 자료사진. AP뉴시스

한때 남자골프 ‘1인자’였던 브룩스 켑카(미국)가 프로 인생 최악의 스코어인 81타를 적어냈다. 라운드당 18개 홀을 72타로 완주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다.

켑카는 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베이힐 클럽 앤 로지(파72·7454야드) 열린 3라운드에서 코스 완주를 앞둔 16번 홀(파5) 버디를 제외하고 더블보기 1개, 보기 8개를 쳐 9오버파를 기록했다.

켑카의 순위는 26계단이나 하락한 공동 64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컷 탈락자와 기권자를 제외한 3라운드 출전 선수는 모두 69명. 켑카의 밑에는 4명뿐이다. 켑카는 아브라함 앤서(멕시코)와 함께 공동 64위에 자리하면서 그나마 5명이 아닌 4명만을 따돌리고 있다.

켑카는 지난달까지 세계 랭킹 1위를 질주했던 남자골프의 1인자였다. 지난해 10월 제주도에서 PGA 투어 정규대회로 열린 더 CJ컵에서 2라운드 도중 미끄러져 왼쪽 무릎 통증이 재발한 뒤부터 침체에 빠졌다. 재활이 길었고, 그나마 출전한 대회에서 중하위권을 맴돌거나 컷 탈락했다. 이 틈에 랭킹은 3위로 내려갔다.

켑카는 부상을 핑계로 삼지 않는다. 지난달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몸 상태가 100%로 돌아오지 않았지만 무릎 부상 때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진이 길다. 그가 이날 작성한 81타는 2012년 PGA 투어에 입회한 뒤 최악의 스코어다. 2013년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 2라운드에서 적어낸 종전 최다 타수 80타보다 1타가 많다.

켑카는 이날 멀어진 우승을 짐작한 듯 라운딩을 동반한 이경훈과 스마트폰 셀카를 촬영하기도 했다.

난코스에 몰아친 강풍이 켑카를 포함한 선수들의 부진을 부추겼다. 이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2타를 줄인 맥스 호머(미국)뿐이다.

임성재는 버디 4개에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를 작성했다. 중간 합계 3언더파 213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단독 선두 티럴 해턴(6언더파 210타·잉글랜드)를 3타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역전 우승에 성공할 경우 지난주 혼다 클래식에서 수확한 생애 첫 승에 이어 2연승을 거둘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