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가 지난 6일 출시 이후 첫 주말을 맞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증후군(코로나19)과 낮은 지원금으로 침체된 이동통신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8일 스마트폰 전문 판매상가와 백화점 전자제품 매장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연일 한산했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이후 방문객이 전보다 3분의 1이상 줄었다”고 울상 지었다. 신규제품이 출시되면 폭발적으로 판매·홍보 글이 늘어나는 온라인 커뮤니티마저 잠잠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갤럭시 10년을 열어가겠다며 야심차게 선보인 갤럭시S20 시리즈는 시작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통망에 지급되는 보조금도 크게 줄었다. 이번 갤럭시S20 시리즈의 출고가는 갤럭시S20(124만8500원), 갤럭시S20+(135만5000원), 갤럭시S20 울트라(159만5000원)로 전작보다 20~30만원 높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마케팅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20만원대의 낮은 공시지원금만 제공하고 있다. 이통사 대리점이나 판매점을 통해 공시지원금의 15%를 추가로 받을 수 있지만, 이를 포함해도 최대 지원금은 27만9450원에 불과하다. 암암리에 제공되던 불법보조금 역시 방송통신위원회의 감시로 시장에서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통망에서 공시지원금을 받는 것보다 매월 요금의 25%를 할인받는 ‘선택약정 요금 할인’을 적용한 거래가 크게 늘 것이란 관측이다. 5G 요금제 자체가 고가인 만큼 어떤 요금제를 택해도 약정 할인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선택 약정 할인을 받아 제품을 구매하는 비율이 이번 S20 출시 이후에는 전체 구매자의 9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통업계는 상황 극복을 위해 비대면·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내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출시일에 자사 온라인몰에서 자급제 모델을 구매한 고객에게 인공지능(AI) 스피커 ‘갤럭시홈 미니’나 소형 메모 프린터 ‘네모닉 미니’ 등을 증정했다. 사전예약 구매자들에게 제공했던 혜택을 정식 출시 이후에도 유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여파는 제품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생산하던 갤럭시S20 시리즈 국내 물량을 한시적으로 베트남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기존 베트남 공장에서 증산을 통해 월 20만대 수준을 국내에 보급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확진자가 다시 발생할 경우 우려되는 생산 차질과 공급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