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격리 호텔’ 2초 만에 무너져…71명 매몰,7명 사망,28명 구조중

입력 2020-03-08 12:27 수정 2020-03-08 17:54
중국 푸젠성 취안저우시 호텔 붕괴 현장에서 어린 아이를 구출하고 있는 소방대원들.웨이보영상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 시설로 활용되던 중국 푸젠성의 한 호텔이 무너져 71 명이 매몰됐다.

이들 가운데 8일 오후 2시 20분 현재 43명이 구조됐으나 이들 중 7명이 숨졌다. 나머지 28명에 대해서는 계속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8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7일 오후 5시 15분쯤 푸젠성 취안저우시에 있는 7층짜리 신자 호텔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이 호텔은 푸젠성 밖의 코로나19 발생 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격리하는 곳으로 격리 대상자와 의료진을 포함해 71명이 머물고 있었다.

건물은 순식간에 붕괴됐다. 신자 호텔 옆 건물 주차장에 설치된 CCTV 영상에 따르면 7일 오후 5시 15분 54초쯤부터 진동이 느껴지더니 곧바로 붕괴가 시작돼 완전히 무너지는데 2~3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한 목격자는 “집에 있는데 갑자기 큰 폭발음이 나 베란다로 나가보니 맞은편 호텔이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고 말했다.
푸젠성 취안저우시 호텔 붕괴 현장 모습.신화연합뉴스

호텔 부근은 무너진 건물에서는 나오는 뿌연 먼지로 뒤덮였고, 주차장에 있던 자동차는 파편에 맞은 뒤 경보장치가 작동된 듯 비상등이 켜지기도 했다.

호텔 건물은 완전히 주저앉아 원래 형체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고, 철골 구조물과 철근 등이 엿가락처럼 휜 채 콘크리트 조각들과 뒤엉켜 있었다.

사고가 나자 소방관 및 구급대원 등 800여 명과 소방차량 67대, 구급차 15대 등 많은 인력과 장비가 동원돼 밤샘 구조작업이 진행됐다.

신경보는 호텔 붕괴 사고로 71명이 매몰됐으며 오후 2시 20분 현재 43명이 구출됐으나, 그 중 7명은 숨졌다. 나머지 28명에 대해서는 구조작업이 진행중이다. 건물 붕괴 직전 스스로 현장을 피한 8명도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푸젠성 취안저우시 호텔 붕괴 현장 모습.

구조작업 과정에서 2~3세 쯤으로 보이는 아이가 구출돼 소방관이 천과 마스크로 아이의 얼굴을 가린 채 급히 구급차로 옮기는 장면도 보였다.

구조대원들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마스크를 쓴 채 계속 나머지 실종자들을 찾는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붕괴된 신자 호텔은 하루 숙박비가 100위안(약 1만7000원) 가량으로 저렴하며 저장성 원저우 등 코로나19 환자 발생이 많았던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격리하는 시설로 활용됐다.

중국의 많은 도시는 코로나19 위험 지역 등 외부에서 관내에 들어올 때 14일간 지정 시설 또는 자가 격리한 뒤 정상 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

신자호텔은 2∼6층을 사용하고 1층과 7층에는 다른 상점들과 회사 사무실 등이 들어서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중 한국대사관측은 “사고가 발생한 푸젠성 취안저우에는 한국인 4명이 지정 격리돼 있지만, 이분들은 다른 호텔에 있다”며 “아직까지 폭발 사고로 인한 한국인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