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Son)’ 다친 토트넘, 끝 안보이는 부진의 늪

입력 2020-03-08 11:24 수정 2020-03-08 20:31
주제 무리뉴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7일(현지시간) 영국 번리 터프무어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원정경기 도중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답답하다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27)이 장기부상으로 빠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또다시 승리를 거두는 데 실패하며 5경기 연속 무승에 빠졌다. 주포의 부상이 미드필드 공백, 수비 불안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손흥민의 공백이 ‘나비효과’로 작용하는 셈이다.

토트넘은 7일(현지시간) 영국 번리 터프무어에서 열린 EPL 29라운드 번리와의 경기에서 전반 13분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다 후반 5분 델리 알리의 패널티킥 동점골로 가까스로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로 토트넘은 4위 첼시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르고도 승점 4점차로 8위를 기록,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에서도 한발 더 멀어졌다.

토트넘의 부진은 총체적 난국에 가깝다. 팀 최고의 득점포인 잉글랜드 대표 해리 케인과 손흥민이 동시에 부상으로 누운 탓에 주력 미드필더인 델리 알리를 공격수로 올려쓰고 있고, 이 때문에 다시 미드필드에서 공백이 생기면서 경기력 전체가 흔들리는 수순이 경기마다 반복되고 있다. 이날도 토트넘은 중원에 탕기 은돔벨레와 유망주 올리버 스킵 등을 대신 내세웠다가 전반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드필드 불안은 수비력 저하로도 이어졌다. 주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주전 수비진이 경기당 1골 이상을 내주는 등 부진하자 이날 잉글랜드 대표 출신 미드필더 에릭 다이어를 수비수로 내려 썼다. 그러나 다이어는 이날 전반 내내 불안한 공처리로 상대방에게 기회를 헌납했다.

토트넘이 마지막으로 승리를 거둔 건 지난 달 16일 애스턴빌라와의 리그 경기가 마지막이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이 팔 부상을 당하고 난 뒤 토트넘은 한번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이어진 잉글랜드축구협회(FA) 컵 경기에서도 탈락했고 챔피언스리그 1차전 RB 라이프치히와의 16강전 1차전 홈경기도 1대 0으로 내줬다. 영국 BBC방송은 ‘2016년 가을 이후 최악의 부진’이라며 혹평했다.

무리뉴 감독은 이날 경기 뒤 인터뷰에서도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할 수가 없다”며 선수들을 향한 답답함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주포의 부상을 이유로 수비수만 5명을 쓰는 등 지나치게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용하는 무리뉴 감독의 전술을 향해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의 일정도 밝지 않다. 토트넘은 10일 라이프치히와의 챔피언스리그 2차전 원정경기를 치룬 뒤 15일 리그에서 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해야 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