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전화 자주하고, 최근에는 거의 백악관에 머물러
트럼프 사위이자 ‘실세’ 쿠슈너도 메도스 지지
경험 부족에다 이중적이라는 비판도 제기
전임 멀베이니, 주말에 자주 백악관 비워 트럼프 눈밖에 나
트럼프,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불만 높아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측근 인사인 마크 메도스 공화당 하원의원을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기용했다.
메도스 신임 비서실장은 부결로 막을 내린 ‘트럼프 탄핵’ 정국에서 가장 맹렬한 수비수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전했다. 메도스 신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충직한 의원이며, 탄핵 정국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하루에 네다섯 차례 통화하기도 했다고 WP는 덧붙였다.
WP는 메도스 기용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준비와 연관시켰다. WP는 “트럼프는 메도스가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사나운 정치 수완가’로 보고 있다”면서 “트럼프는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메도스를 선거 유세에 데리고 다닐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메도스 의원이 백악관 비서실장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사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면서 “나와 메도스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일도 같이 했으며 관계도 매우 좋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부를 위해 헌신했던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에 감사함을 전한다”면서 “그는 북아일랜드 특사로 일할 것”이라고 전했다.
메도스는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 4선 하원의원이다. 그는 공화당 내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회장을 지냈다. 하원의 대표적인 ‘친(親) 트럼프’ 인사인 메도스가 지난해 12월 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을 때부터 메도스가 트럼프 행정부나 트럼프 재선 캠프에서 요직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메도스는 이번 인사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네 번째 백악관 비서실장이 됐다.
메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충복이면서도 절친한 사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침 일찍 또는 저녁 늦게 메도스에게 종종 전화를 건다고 보도했다. 또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 소유의 워싱턴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메도스 부부와 저녁 식사를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백악관 직원 둘이 사랑에 빠져 결혼을 했는데, 이 결혼식 헤드테이블의 트럼프 대통령 옆 자리에 메도스가 앉아있었다고 WP는 전했다.
WP는 최근에는 메도스가 거의 매일 백악관에 있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 등과 회의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쿠슈너 보좌관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메도스에게 큰 힘이다.
하지만 메도스의 경험 부족과 이중적인 성격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참모는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외부에서 선거유세를 할 때 가게(백악관)를 잘 챙겨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서 “그 역할을 메도스가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2년 임기의 하원의원만 4선을 한 정치 경력으로는 백악관을 이끌기가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많은 전·현직 참모들은 WP에 “메도스가 같은 사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런 말을 했다가 의원들에게는 전적으로 다른 말을 하는 경우가 잦다”고 비판했다.
‘대행’ 꼬리표를 떼 내지 못한 채 백악관을 나서는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 경질 스토리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WP는 멀베이니가 주말에 정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곁을 떠나 출장·여행을 다닌 것이 교체의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멀베이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점점 소외돼 갔는데, 멀베이니는 때때로 이런 상황에 행복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멀베이니는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방문했을 때도 수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미국 항공사 대표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코로나19 대책회의를 진행했을 때에도 다른 트럼프 행정부 당국들은 회의 테이블에 앉아 있었으나 멀베이니는 저만치 떨어져 서서 회의를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반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불만을 느끼고 있으며 멀베이니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이유들로 분노가 높아지는 상태였다고 WP는 보도했다.
멀베이니도 자신의 경질을 예감한 듯 지난 달 “이 자리(비서실장 대행)가 길게 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