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종교집회 전면 금지 검토” vs 진중권 “정치 말고 방역해라”

입력 2020-03-08 10:13 수정 2020-03-08 10:14

이재명 경기지사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종교집회 전면금지 긴급 명령 검토를 놓고 상반된 의견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지사가 경기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49조를 근거로 집회금지를 명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정치 그만하고 방역하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종교집회 전면금지 긴급 명령 검토…의견을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렸다. 글에는 “실내공간에서 2미터 이내 밀접접촉, 이것이 방역 당국이 밝힌 코로나19 전파경로”라며 “이중 종교집회가 감염 취약 요소로 지적되고 실제 집단감염 사례도 나타나고 있으나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활동 자유의 제약이라는 점에서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종교행사를 중단하라는 것이 아니라 예배를 집합 방식이 아닌 가정예배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처럼 종교 행위 방식을 일시적으로 변경해 주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촉구한 한 이 지사는 “종교인의 자유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제한할 수 있고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49조에서 집회금지 등을 명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종교집회를 강제 금지할 경우 엄청난 반발과 비난이 예상되지만, 도민께서 맡긴 일 중 제일은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것인 만큼 감수하겠다”고 한 이 지사는 “이번 주말 상황을 지켜보면서 경기도 내 종교집회 금지명령을 심각하게 고민하겠다. 종교인을 포함한 많은 분의 조언과 제안, 비판을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지사의 이런 게시물에 진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반대 의사를 밝히며 “정치 말고 방역을 해라”고 지적했다. “포퓰리즘도 적당히 좀 합시다”라고 운을 뗀 진 전 교수는 “강제조치는 교회의 반발로 외려 역효과만 낸다”며 “기독교 대다수의 교회가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그건 우리가 평가하고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일부라도 교회를 적으로 돌리면 안 된다”고 한 진 전 교수는 “괜히 자발적으로 온라인 예배를 보려던 교회들까지도 반발해 오프라인 예배로 전환하겠다고 할까 봐 겁난다”고 했다. “신앙의 자유는 대통령도 못 건드리는 거다. 일개 도지사 따위가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라고 한 진 전 교수는 “최대한 협조를 호소하는 길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진 전 교수는 또 “주일예배를 강행하는 교회의 수를 0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정한 뒤 “교회를 봉쇄할 거냐? 경찰 동원해 신도들과 몸싸움을 벌일 거냐”고 반문했다. “교회들을 위한 방역대책을 마련하는 게 지사의 임무다. 최대한 감염 확률을 줄일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고 강조한 진 전 교수는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감염자가 생기면 지사가 아닌 목사가 책임질 일”이라고 했다. 그는 끝에 “방역을 해라. 정치할 게 아니라”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