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심은경이 일본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 배우가 이 상을 받은 것은 1978년 일본 아카데미상 제정 이래 처음이다.
심은경은 지난 6일 오후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43회 일본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 ‘신문기자’로 ‘날아라 사이타마’의 니카이도 후미 등 일본 여배우 4명을 제치고 최우수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한국 배우 중에서는 2010년 배두나가 ‘공기인형’으로 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았었다.
일본 아카데미상은 주요 부문에 우수상을 시상하고 시상식 당일 우수상 수상자 가운데 최우수상을 발표한다. 심은경은 다른 배우들과 지난 1월 우수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지명됐다. 심은경은 이날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무대 위에 올라 눈물을 쏟았다. 일본어로 “수상을 전혀 예상 못 해 아무런 준비를 못 했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하겠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렇다면 현지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은 ‘신문기자’는 어떤 내용일까. 극은 일본 정권에서 벌어진 정치 스캔들을 통해 국가와 저널리즘의 속내를 끈덕지게 파고든다. 아베 총리가 연루된 사학 스캔들과 얼개와 줄거리가 비슷해 관심을 모았다. 심은경은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신문사 사회부 4년차 기자 요시오카 역을 맡았다.
1년간 일본어를 공부한 심은경은 스토리 변화에 따라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제74회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영화는 최우수 작품상과 더불어 최우수 남우주연상 수상자(마츠자카 토리)도 배출해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