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마음아파트, 신천지 집단시설 아니면 뭘까?

입력 2020-03-07 17:02 수정 2020-03-07 21:3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대구에서 첫 아파트 대상의 코호트 격리가 시행됐다. 7일 한마음아파트 입구에는 출입금지 문구가 부착됐다.  이 아파트에는 94명의 신천지 신도가 거주 중이며 이중 4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연합뉴스

7일 대구 한마음아파트에서 밝혀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모두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독 코로나19에 취약했던 신천지의 특성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마음아파트 내 확진자 46명은 모두 신천지 신도였으며, 비신도 가족에는 전파사례가 없었다. 특히 21일 이후 주민 대부분이 아파트 내에서 자가 격리를 했는데도, 유독 신천지 신도 사이에서 코로나19의 전파력이 높았다.

신천지 탈퇴자들은 한마음아파트에 거주했던 신천지 신도들이 자가 격리 상황에서 은밀하게 포교를 위한 자체 모임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탈퇴자 A씨는 “포교 대상자를 상대로 그동안 설문조사, 심리상담 등을 꾸준히 해왔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보다 더 위태로운 상황이 갑자기 발생했다며 위기의식을 느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신천지 신도들에게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것은 포교의 문이 막히고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이라면서 “자가 격리 상황에서도 수십 명씩 한 집에 모여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장시간 회의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한마음아파트는 35년 된 건물로 월 임대료가 2~3만 원 수준이어서 소득이 낮은 미혼여성을 위한 공간이었다. 면적은 36.36㎡(11평)로 방 2개와 화장실, 베란다가 있다. 한 세대에 2명이 입주하게 되어 있었는데, 특별한 소득이 없는 신천지 포교꾼에겐 최적의 거주 공간이었다.

신천지 탈퇴자 B씨는 “신천지의 고위간부는 업무 특성상 새벽 일찍 나와서 밤늦게 돌아가기 때문에 반드시 신천지 집회 장소 근처에 집을 얻는다”면서 “한마음아파트는 다대오지파 건물에서 1.1㎞ 거리에 월 사용료가 2~3만 원이었기 때문에 여성 고위급 간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거주지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탈퇴자 C씨는 “신천지 다대오지파는 코로나19로 포교의 흐름이 끊기고 믿음이 약한 신도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무척 경계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거주 신도 94명 중 고위급이 많았을 텐데 자가 격리 기간 중 근처에 있는 신도들을 꼼꼼하게 챙기라고 지시했을 게 뻔하다. 신천지 포교를 위한 임시 아지트 개념이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탈퇴자 D씨도 “신천지는 이번 사태를 질병의 확산보다는 신천지를 위협하는 영적 싸움으로 보고 있다”면서 “‘하나님의 역사’를 방해하는 마귀의 공격에 움츠러들면 안 된다는 비뚤어진 의식이 있으므로 자가 격리 기간에 무단이탈까지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천지는 한마음아파트 입주자 중 신도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것과 관련해 “집단시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