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갈래!” 중국인 불법체류자, 영사관앞 항의 소동

입력 2020-03-06 15:23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이 6일 오전 제주시 주제주중국총영사관 앞에서 중국행 항공편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와 중국을 오가는 하늘길이 끊기면서 제주시 중국총영사관 앞에선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이 중국행 항공편을 다시 운항해 달라며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6일 중국인 불법체류자 300여명은 제주시 중국총영사관 앞에 모여 중국행 항공편을 다시 운항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 이들은 불법체류자 자진 출국 신고까지 했지만, 항공편이 없어 중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이날 한 중국인은 “코로나19로 제주에 일자리가 없어 귀국하고 싶지만 비행기 편이 끊겨 돌아갈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와 중국을 잇던 18개 노선 148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심각’ 단계 격상으로 지난달 중순쯤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이후 제주와 중국 상하이를 잇던 춘추항공이 지난달 27일 하루 왕복 1편 운항을 재개했지만, 해당 노선의 조종사와 승무원들이 14일간 격리 조치되면서 재차 운항이 중단됐다.

6일 오전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이 제주시 중국주제주총영사관 앞에서 중국행 항공편을 늘려줄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주제주 중국총영사관 측도 불법체류자 달래기에 나섰다. 주제주 중국총영사관 관계자는 “찾아온 이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받아놓고 항공편이 마련되면 연락을 주기로 했지만, 앞으로 운항 재개가 언제쯤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상당히 난감하다”고 말했다.

중재에 나선 제주중국화교화인연합회 관계자는 “이들이 이미 한국생활을 모두 정리하고 티켓을 예매했는데 항공편이 취소된 상황이다”라며 “떠나고 싶은데 갈 수 없으니 여기 와서 도와달라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6일 오전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이 제주시 중국주제주총영사관 앞에서 중국행 항공편을 늘려달라며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오늘 문제들을 정리해서 영사관에 보고해 대책 마련에 나서게 될 것이다”고 짧게 덧붙였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제주 지역에서만 1320명이 자진 출국 신고를 했고, 이 중 436명이 출국했다. 894명은 출국 대기 중이다. 특히 지난 3일에는 중국인 불법체류자 250여명이 한꺼번에 자진 출국을 신청했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이 생긴 이래 하루 자진 출국신청자로는 최대치다.

이 같은 자진 출국신고 증가는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국내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심이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