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는 남자가 낫다?” 인구 90%는 性 편견 갖고 있다

입력 2020-03-06 12:06 수정 2020-03-06 13:15
유엔개발계획(UNDP) 홈페이지 캡처

유엔개발계획(UNDP)이 5일(현지시간) ‘전 세계 인구의 90%’가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UNDP는 전 세계 인구 80%를 차지하는 75개국의 성 사회규범 지수(Gender Social Norms Index·GSNI)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인구의 90%가 여전히 여성에 대한 여러 가지 차별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SNI란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가진 인구 비율을 지수화한 것이다. 사회적인 믿음이 정치·교육등의 분야에서 성 평등을 어떻게 가로막는지 보여주는 지수다.

UNDP의 문답에서 남녀를 모두 합친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남성이 더 좋은 정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 임원으로 남성이 낫다”고 답한 비율도 40%를 넘었다. 심지어 28%는 “남성이 여성을 때리는 것은 정당화될 수 있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 편견이 가장 높은 나라는 아프리카 짐바브웨다. 인구 중 단 0.27%만 아무런 편견이 없다고 답했다. 반대로 가장 낮은 국가는 유럽 서남부의 안도라로 72%가 편견이 없다고 답했다.

또 UNDP는 2010~2014년 조사로 한국에서 여성에 대해 최소 한 가지 이상의 편견을 갖고 있는 인구 비율을 87.07%로 집계했다. 10명 중 9명 가까이가 여성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교육에서의 편견이 25.67%로 가장 낮았지만 정치 관점에서의 편견은 63.68%로 가장 높았다.

유엔개발계획(UNDP) 홈페이지 캡처

UNDP는 이번 조사 결과가 보건·교육 같은 기본 영역에서 성적 불평등이 줄어들었는데도 기업·정치 체제·경제 분야에서 남녀 간 거대한 힘의 차이(power gap)가 여전한 이유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남녀의 투표율은 비슷하지만 전 세계에서 여성의 의석 점유율은 24%에 불과하고 193개국 중 여성이 국가 원수인 나라는 10개국에 불과했다.

UNDP 인간개발보고서 국장 페드로 콘세이상은 “1990년 이래 모성 사망률이 45%나 줄고 초등학교 입학률이 동등해졌지만 힘의 관계나 진정한 평등을 달성하는 데 있어 가장 영향력이 큰 영역에선 성에 따른 차이가 여전하다”며 “오늘날 성 평등의 투쟁은 선입견과 편견에 관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UNDP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성 평등을 달성하고 유리천장을 깨기 위한 길을 막는 보이지 않는 걸림돌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