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천 잡음에 전남동부권 선거판 ‘흔들’

입력 2020-03-05 18:29
전남 동부지역이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잡음으로 흔들리고 있다.

순천 선거구 분구가 확정되는 듯 하다가 전략지역으로 묶이고,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던 후보 등이 경선 탈락되면서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순천 선거구를 전략지역으로 지정키로 했다. 다만 기존 후보를 포함해 심사해 달라는 내용을 전략공관위에 전달할 계획이다.

지역정가는 민주당의 이번 결정이 소병철 전 순천대 석좌교수를 위한 공천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끊임없이 소문이 돌았던 소병철 교수가 전략공천을 받을 경우 민주당 소속으로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영득, 노관규, 서갑원, 장만채 예비후보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후보 모두 지지자가 많은 만큼 본선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다. 더욱이 후보들 간 합종연횡이 이뤄진다면 당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여수 갑 선거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렸던 주철현 전 여수시장을 컷오프 시키면서 지지자들이 집단 반발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주 전 시장은 지난 1일 지지자 8300여명의 청원서와 함께 재심을 신청했다. 재심 결과는 6일 나올 전망이다.

주 전 시장은 “재심 결과 등 당의 입장이 나올 때까지는 모든 정치적 가능성을 검토하며 기다리고 있다”며 “시민과 함께 계속 나아가겠다”고 밝혀 무소속 출마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여수 을 지역구도 공천 후유증이 거세다. 경선 과정에서 공천 후보로 확정된 김회재 후보와 정기명 예비후보가 서로 고소·고발을 하는 등 진흙땅 싸움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이전투구로 인해 본선에서 ‘원팀’이 어려울 거라는 예상도 나오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여수 을 지역은 ‘승용불패’라는 별명을 얻은 주승용 국회부의장에게 유리하게 판이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광양·곡성·구례 지역구 역시 문재인 정부 균형인사비서관을 지낸 권향엽 후보가 경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내려오면서 낙하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통상 수년 전부터 바닥을 다지며 지역의 현안과 민심을 살피는게 선거 전략이지만 문재인 대통령만 앞세운 권 예비후보는 그동안 지역 활동이 전무한데다 인지도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등장했는데도 경선 후보자로 확정됐다.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경선 배제된 안준노 예비후보는 불공정 경선을 주장하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같이 경쟁하던 박근표, 서동용, 안준노 예비후보는 모두 4년 이상 이번 선거를 준비해 왔다.

권향엽 후보와 경선 후보로 확정된 서동용 후보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관리를 해야 할 일부 당직자들이 지역 당원들에게 특정 후보를 도우라며 요청한다는 당원들의 항의가 들려온다”며 공정 경쟁을 이어갈 것을 호소했다.

민주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정당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불공정 경선이라는 부정적인 여론과 경선 후유증이 심화되면 자칫 동부권 선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3~4곳에서 무소속 출마가 현실화할 경우 반민주당 연대가 이뤄질 수 있는데 따라 전체 선거에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11년 4·27 재보선에서 야권연대라는 명분으로 순천 무공천을 결정한 이후 지난 10년간 4차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선거에 나온 후보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여수 갑·을, 광양·곡성·구례 선거구도 지난 총선에서 공천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내면서 국민의당에게 모조리 의석을 내줬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