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된 노래방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곳으로 드러났다.
경북 안동에서 같은 동전노래방을 이용한 손님 3명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채 한 평도 안 되는 동전노래방의 밀폐된 공간은 바이러스를 전파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마이크 한 두 개로 서로 돌려가며 노래를 부른다는 점에서 노래방이 방역의 사각지대로 등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안동시내 이 노래방은 확진환자 3명이 잇따라 나오면서 2주째 문이 굳게 잠겼다.
확진환자 3명은 지난 달 21일 저녁 시간대에 이 노래방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혼자 온 20대 남성이 한 시간 가량 머문 방에 육군 50사단 안동부대 소속 장교와 여자 친구가 잇따라 들어가 한 시간 정도를 이용했다.
먼저 이용했던 20대 남성이 23일 확진 판정을 받자 안동시가 노래방 CCTV을 확인해 같은 방에 출입한 손님을 전수 조사했다.
조사 결과, 바로 뒤를 이어 같은 방을 이용했던 이 연인 가운데 경기도 용인에 사는 여자친구가 27일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고 이달 초 군 장교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채 한 평도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서 노래하며 마이크가 호흡기와 맞닿는 등 감염에 취약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문년 안동시 보건위생과장은 “노래를 부르고 그 다음 사람이 마이크를 이어 받고 같이 함께 접촉을 하기 때문에 침이라든지 이런 분비물로 인해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례는 경남 창녕에서도 발생했다.
경남도는 5일 브리핑을 통해 “경남 76번 환자는 창녕에 거주하는 96년생 남성”이라며 “동전노래방에 방문한 이력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창녕읍 동전노래방과 관련된 환자는 모두 6명으로 늘어났다.
첫 확진자는 관리자인 A씨(61·여)였고 노래방은 지난달 26일 운영을 멈췄다.
확진자 B씨는 지난달 17일 노래방을 방문했다. 이후 지난달 22일 친구인 확진자 C씨의 집에 머물렀다. C씨는 이때 B씨로부터 감염됐을 것으로 경남도는 보고 있다. 창녕군 역학조사팀 등은 세 사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동전노래방을 유력 감염지로 의심했다.
재난문자 등을 통해 지난달 15일부터 25일까지 노래방을 다녀갔다면 신고해달라고 안내했다. 경남도는 신고한 군민 195명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3명의 확진자를 찾아냈고 나머지는 음성판정을 받았다.
보건 당국 관계자는 “손님이 바뀔 때마다 갈아 끼우는 일회용 마이크 덮개로는 눈에 보이는 분비물 정도만 막을 뿐 미세한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기에는 무용지물”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동전노래방의 경우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아 특히나 방역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