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 찍고 쫙 빠지는’ 코로나19 패턴, 한국도 전환점?

입력 2020-03-05 17:26
정부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코로나19 환자 추이가 중국 및 2008년 유행했던 신종 플루 때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번 주가 코로나19 확산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 시민들이 4일 마스크를 쓰고 쇼핑센터 거리를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대구 지역 신천지 신도 중 유증상자 대상 조사가 마무리됐고, 무증상자 신도와 대구 시민에 대한 검사가 이뤄지고 있어 확진자 수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을 예견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환자는 총 5766명에 달하지만 일별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월 21일 첫 환자가 나온 후 계속 한자릿수를 유지했지만 지난달 18일 신천지 신도인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지난달 18일 신규 확진자는 2명에 불과했지만 19일 34명으로 늘어났고, 27일에는 909명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달들어 2일 하루 686명, 3일 516명, 4일 438명으로 주춤하고 있다. 대구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대구에서도 일일 추가 확진자수는 점점 줄고 있다. 대구 확진자는 지난달 29일 741명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지난 3일 520명, 4일 405명, 이날은 320명까지 떨어졌다.

이런 추세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과 유사하다. 중국에선 지난해 12월 8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환자 수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후베이성 우한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창궐해 지난달 13일엔 하루에 무려 1만52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최고 정점을 찍은 뒤 곧 기세가 꺾여 지난달 하순부터 하루 확진자가 백명대로 떨어졌다.

환자 발생 급증 원인이 지역사회 감염이라는 점에서도 한·중이 비슷하다. 국내에선 신천지 신도 중심으로 대구·경북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중국도 우한 지역이었다. 증가세가 꺾이는 시기도 비슷하다. 대구·경북에서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를 마칠 때쯤부터 신규 환자 수가 줄어들었다. 중국도 우한에서 대규모 지역사회 유행이 줄어들자 전체 환자 수도 떨어졌다.

2008년 국내에서 크게 유행했던 신종 플루도 마찬가지다. 당시 신종플루 유사환자는 10월 셋째주만 해도 1000명당 9.26명꼴로 나왔지만 곧바로 초·중·고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환자수가 급증했다. 이에 보건 당국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방백신을 집중적으로 접종했고, 이후 완만한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 총괄조정관은 “(환자 감소세는) 며칠은 더 추이를 봐야 할 것 같다”며 “확진자 집중 발생 사례가 나오지 않게 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대구=최일영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