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추경 가능성 나와…정부는 난색
전문가들 올해 세수 부족 상황 예의주시
세수 부족분 크면 세입경정 추경 필요
정부가 11조7000억원 슈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자마자 벌써부터 ‘2차 추경’ 가능성이 모락모락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 부진에 이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발까지 겹치며 세금의 양이 대폭 줄어들 조짐 때문이다. 결국 ‘국가 수입’을 보충하는 2차 추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물론 지난 4일 코로나19 대응 추경을 발표한 정부로서는 2차 추경 가능성에 대해 난색을 표한다. 이번 추경도 빚을 내면서 빠듯하게 했는데, 2차 추경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금 2차 추경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전문가들은 하반기 추경을 바라본다. 세수 부족 탓이다.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을 총 292조원으로 예상한다. 이는 전년(294조8000억원)보다 적은 금액이다. 지난해보다 지출은 크게 늘지만, 수입은 덜 들어온다고 예측했다. 적자 예산을 꾸린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292조원조차 들어오기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경기 반등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국민의 소비를 얼어붙게 한 코로나19 사태가 결정타가 됐다. 기업 실적 악화, 자영업 침체로 법인세와 소득세 등이 예상보다 덜 걷힐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추경에서 3조2000억원은 국가 수입을 보충하는데 쓰기로 했다. 그러나 이것으로 올해 전체 세수 부족분을 메꾸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수 부족은 성장률 하락과 연결돼 추경 요건인 ‘경기침체’에 해당될 수 있다. 전례도 없지 않다. 정부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2013년 세수가 부족하자 지출(세출경정)보다 수입 보충(세입경정) 규모가 큰 추경을 편성한 적이 있다. 2013년 추경은 총 17조원 중 12조원이 세입경정이었다. 당시 정부는 추경 근거로 ‘경기침체와 세입 부족’을 꼽았다. 한 해에 추경을 두 차례 한 것은 1980년대 이후 6번 있었다.
홍우형 한성대 교수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세금이 예상만큼 걷히지 않을 것”이라며 “부채를 늘려 수입을 메우는 세입 경정, 2차 추경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기백 한국재정학회장은 “세수 부족 규모가 크지 않으면 지출 일정을 조정할 수 있는데, 규모가 커지면 세입경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코로나19가 끝나도 경기 침체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2차 추경 가능성을 내다봤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