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봉쇄됐어도 사랑은 봉쇄하지 말자!”
중국 우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발원지로 불리는 이곳. 우한 시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직장과 가족, 이웃 등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도시는 생명력을 잃고 회색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이곳에서 시민들이 할 수 있는 건 집에서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우한의 시내에는 노란색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바이러스가 만연한 거리에서 이들은 매일 같은 시간, 장소에 나타나 시민들에게 무료로 마스크를 나눠줍니다. 자신들은 의사도 경찰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들을 만난 시민들은 “노란색이 우한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깔이 됐다”라고 말합니다. 과연 이들은 누구일까요.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그들의 손에서 마스크를 전달받으면 듣게 되는 말입니다. 노란색 방호복을 입고 마스크를 나눠주며 이웃을 섬기는 이들의 공통된 이름은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마스크 품귀현상을 겪고 있는 중국에서 이들에게 물품을 제공하거나 후원해주는 회사는 없습니다. 전 세계, 전국각지의 그리스도인들이 마음을 모아 물자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결코 특별한 일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저 수많은 실천 중 한 번일 뿐”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중국인 루오 전도사는 “교회 형제자매들과 함께 지난 10년 동안 거리 전도를 해왔습니다. ‘코로나19’ 재난이 닥쳤지만 우리는 여전히 10년 동안 해오던 일을 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것 입니다. 다만 우리는 위험요소를 위해 보호장비 하나를 더 늘렸을 뿐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재난이 닥치기 전 중국에서 우한은 기독교 박해 시범 도시였습니다. 공산당 관리자들은 교회에 성경책을 불사르고 십자가를 끌어 내렸습니다. 교회 내부에는 시진핑 초상을 걸고 외부에는 CCTV를 설치했습니다. 목사와 지도자를 감옥에 투옥시키고 예배 시간에는 정부 선전 시간을 강요했습니다.
크고 작은 박해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으로 두려움을 극복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고통 가운데 있는 이웃을 가장 먼저 찾아가 위로했습니다. 고립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핫라인’을 개설해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 사람들이 접촉하기 두려워하는 환자들을 만나 그들에게 하나님을 전했습니다.
작은 변화도 일어났습니다. 이들의 눈물겨운 헌신을 지켜본 일부 사람들은 하나님에 대해 궁금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우한 시민들은 “노란색이 우한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깔이 됐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루오 전도사는 “우한이 이렇게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하나님의 사랑으로 시민들을 위로하길 원했다”면서 “이 땅에 하나님의 사랑과 평안이 가득하기를 기도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하는 삶을 사는 우한 그리스도인들의 사연은 유튜브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로마서 14장 8절 말씀인 ‘십자가의 전달자’라는 찬양과 함께 제작된 ‘우한교회 마스크 전도 영상’은 조회수 10만(3월 5일 기준)을 기록 중입니다. 우한에서 촬영된 영상을 토대로 예장통합의 담안유 목사가 번역했습니다.
한국교회도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대구와 경북지역 돕기에 나섰습니다. 일부 교회들은 후원금과 마스크, 소독 스프레이 등 기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교회 수련원 수양관을 ‘코로나19’ 바이러스 경증 환자 수용시설로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기에 교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이 고통 가운데 있는 이들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