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가 국내외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국 중보기도 요청 사이트 'Keep The Faith(킵더페이뜨·믿음을유지)'에서는 "박해당하고 있다"는 BBC와의 인터뷰가 올라와 중보 기도를 요청하고 있다. 2일 이만희 신천지 교주가 대국민 사과를 한 것과는 달리 신도들은 해외에서 한국 정부로부터 박해받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킵더페이뜨의 중보기도 요청은 2일(현지시간) 있었던 BBC와 신천지 국제선교 책임자인 김신창씨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킵더페이뜨는 공신력 있는 언론인 BBC와의 인터뷰였기에 의심 없이 게재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성공회가 지교회에 신천지의 유관 기관을 주의하라고 2016년 공식 공문을 보낸 것과는 달리 아직도 해외 기독 단체들은 신천지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사이트는 “한국의 신천지 교회가 코로나19로 박해받고 있다”는 제목을 그대로 게재했다.
중보기도의 바탕이 된 BBC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김씨는 "신천지는 한국 교계에서 이단이라고 특정되고 있다"며 "박해받고 비난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도들의 안전을 확신할 수 없기에 정보를 공개하기를 꺼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1일(현지시간) 방송된 CNN 인터뷰에서도 "당국이 코로나 19와 신천지의 연관성을 과장하거나 신천지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 아닌지 궁금하다"며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우리는 이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을 신천지라 밝힌 한 여성 신도도 지난달 28일 영국 언론 가디언에 "우리가 바이러스를 만들어낸 것이 아닌데도 우리가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천지는 또 최근 해외 주요 언론사들에 '신천지와 코로나19, 그 진실'이라는 이메일을 보내 "신종 코로나와 관련한 일방적 보도들 때문에 부당한 비판을 받고 있다"며 "신도들이 괴롭힘과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호소했다.
이만희 교주가 2일 기자회견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것과 달리 신천지 신도들은 여전히 적극적인 국제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신천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해외 언론을 통해 정당성을 획득하려는 것 같다”며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볼 때 그들이 한 발짝 멀리 내다보고 움직인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천지의 이 같은 언론 플레이는 해외 신도들의 내부 결속 목적도 있다. 탁 소장은 “신천지가 K-POP 등으로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터키 등 유럽에서도 카페를 만들고 한류 문화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포교를 벌이고 있다”며 “6만명이 넘는다는 신천지 해외 신도들의 결속을 다지고자 하는 전략도 숨어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언론은 앞다퉈 신천지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 미국 나스닥 시장은 중국 밖 한국에서 시작된 '판데믹' 공포로 지난주부터 급락했으며 이와 더불어 신천지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알자지라 비즈니스인사이더 인디펜던트지 BBC 등이 코로나19 확산을 보도하며 신천지를 소개했다. 구글 등 포털에선 신천지와 연관검색어로 코로나가 함께 뜨는 상황이다. 2017년에 작성된 신천지의 '국제 선교부 현황보고서' 문건에 따르면 미국에 신천지 8개 지부가 있으며 LA에는 1000명이 넘는 신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영국 성공회는 2016년 '파라크리스토(Parachristo)'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신천지 유관 단체를 주의하라는 공식 경고문을 런던 500개 지교회에 보낸 바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