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장막성전(신천지)이 ‘디지털 디톡스’를 가장해 신도들을 대상으로 미디어를 통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신천지 입교 전 센터 기간, 즉 교육생 때부터 “센터에 있는 기간만이라도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자”고 속여 정보를 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지난해까지 신천지 신도로 활동했던 A씨에 따르면 교육생들이 센터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하는 건 디지털 기기와 멀어지는 거였다. 이는 신천지식 표현으로 ‘선악 구분’을 하기 위한 선행 과제였다. 다른 정보의 유입은 차단한 채 신천지 자신들의 교리를 주입시켰다. 그들에게 선과 악을 구분하는 기준은 ‘하나님의 시’였고, 이는 신천지의 ‘비유 풀이’였다. 이것 외 다른 건 모두 마귀의 것으로 규정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반(反) 신천지 관련 정보들은 모두 가짜 뉴스로 치부했다.
A씨는 센터에서 신천지 탈퇴자 출신으로 현재 구리 이단상담소장으로 있는 신현욱 목사의 설교 영상도 틀어준다고 했다. 이 영상 역시 거짓이라고 가르친다. A씨는 “인터넷엔 하나님 말씀이 없다고 가르친다. 거기엔 비(非) 진리가 넘치는 곳이니 보지 말라고 한다”고 말했다.
혹시라도 신도 중 누군가가 게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신천지 관련 정보를 봤다고 하면 바로 강사나 전도사가 붙어 정신 교육을 했다. 신천지에서 전도팀장으로 있었던 B씨는 “미디어 접촉 시 ‘잘못된 행동’이라며 죄의식을 주입한다”고 말했다.
실제 신천지 신도 대다수, 특히 대학생·청년 등 젊은 신도들은 인터넷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더라도 이미 세뇌돼 스스로 정보를 거른다. 신천지 교육생으로 있던 C씨는 “센터에 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게 ‘개인적 생각, 세상적 생각 버려라’는 거였다”며 “그런 (미디어 통제) 과정을 통해 세상으로부터 분리된다. 그렇게 시키는 대로 하는 꼭두각시가 된다”고 말했다.
신천지 탈퇴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신천지 내부에는 제대로 상황 인식을 못 하는 자들이 많을 거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신천지 맛디아지파에서 탈퇴한 D씨는 “신천지 내부에선 지금의 사태에 대해 알곡과 가라지를 구분하는 때라고 정신 교육하고 있다”며 “그렇게 내부자 이탈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천지 관계자는 “우리에 대한 비방, 또는 (우리 생각과)사뭇 다른 내용이 인터넷에 올라와 있으니 이런 부분들은 피했으면 좋겠다 싶어서 얘길 하는거지 SNS나 게임 못하게 하고 그러진 않는다. 센터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