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수영선수 “쑨양이 더러운 선수라는 건 모두 알았다”

입력 2020-03-05 13:56 수정 2020-03-05 14:03
쑨양을 소리높여 비난한 채드 르 클로스. AP뉴시스

“쑨양이 더러운 수영인이라는 걸 우린 다 알고 있었다.”

올림픽에서 중국의 슈퍼스타 수영선수 쑨양(29)에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채드 르 클로스(28)가 소리 높여 쑨양을 비난했다.

르 클로스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쑨양에 이어 2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결승에서 쑨양은 1분44초65, 르 클로스는 1분45초20을 기록했다. 이날 르 클로스는 아프리카 선수 역대 최초의 메달리스트가 됐다.

르 클로스는 5일(한국시간) 남아공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쑨양은 마지막 25m 구간에서 마치 내가 멈춰서 있었던 것처럼 나를 추월했다”며 “이런 일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당시 경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금메달을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르 클로스는 또 “(쑨양의 징계 소식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며 “수영계 전체가 쑨양이 더러운 수영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결국 벌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매트 던 국제수영연맹(FINA) 부회장은 앞서 호주 언론과 인터뷰에서 FINA가 쑨양의 메달 박탈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검토 대상은 쑨양이 도핑 검사를 회피한 이후 출전한 지난해 FINA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기 때문에 르 클로스의 메달 색이 바뀔 가능성은 적다.

쑨양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자유형 400m와 1500m,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1개, 아시안게임에서는 9개의 금메달을 수집했다. 그러나 2014년 금지약물 양성 반응으로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데 이어 2018년 9월에는 혈액이 담긴 도핑 검사용 유리병을 고의로 깨뜨렸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지난해 3월 쑨양과 세계수영연맹(FINA)를 CAS에 제소했다. 쑨양에게는 최소 2년에서 최대 8년까지 자격정지 징계를 내려 달라고 CAS에 요구했다.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일부 선수들이 그와 시상대에 서기를 거부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28일 CAS는 쑨양에게 8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쑨양은 “충격적이고 화가 난다”며 항소 의지를 밝혔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