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가짜뉴스’에 발끈하는 靑…‘국민불안 가중’ 판단

입력 2020-03-05 12:35

청와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를 ‘중대한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총력 대응하고 있다. 코로나 국면에서 가짜뉴스가 국민 불안 심리를 더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코로나 사태가 불거진 이후 세 차례나 가짜뉴스의 해악을 강조하며 단호한 대처를 주문했다.

청와대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포된 문재인 대통령이 왼손으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사진은 허위조작된 합성사진”이라고 5일 밝혔다. 해당 사진은 지난 1월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종합 점검회의 때 촬영됐다. 일부 네티즌이 문 대통령의 손 사진을 반대로 합성해 유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청와대는 아산·진천에 머물고 있는 우한 교민에게 제공된 도시락 사진이 중국 유학생에게 지급된 도시락이라는 일부 온라인 게시물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제공한 도시락이 우한 교민 이외의 사람에게 지급된 사례가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중국인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개입한다는 ‘차이나 게이트’ 논란도 일축했다. 앞서 일부 극우 사이트를 중심으로 조선족 동포를 포함한 일부 중국인들이 한국 온라인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는 주장이 ‘차이나 게이트’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상에서 번졌다.

윤재관 부대변인은 “2월 한달 청와대 홈페이지 방문자 국가를 보면 96.9%가 국내고 미국이 0.5%, 베트남 0.6%, 일본 0.3%, 중국은 0.06%”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문 대통령 응원 청원의 경우 청원자 가운데 96.8%가 국내 접속자였고 미국은 1%, 중국은 0.02%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청와대가 코로나 가짜뉴스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은 ‘국민에게 명확한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당부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30일 코로나19 대응 종합점검회의에서 “특별히 가짜뉴스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강조한다. 아무리 우수한 방역체계도 신뢰 없이는 작동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확산하는 신종 감염병에 맞서 범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할 때 불신과 불안을 조장하는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포는 방역을 방해하고 국민의 안전을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관계 부처는 표현의 자유를 넘는 가짜뉴스에 대해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단호하게 대처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달 4일 국무회의에서 “실제보다 과장된 공포와 불안은 우리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정부는 가짜뉴스를 막으면서 감염병 관련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부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 경제와도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달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선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위해 가짜뉴스 유포 등 공동체를 파괴하는 반사회적 범죄행위를 엄단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코로나 사태 이전 부터 가짜뉴스를 사회 통합의 중대한 걸림돌로 보고 대응안 마련에 고심해왔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해 4월 청와대 내 허위조작정보 대응팀 구성을 지시했고, 청와대는 홍보기획비서관실을 중심으로 가짜뉴스 사례를 수집해왔다. 코로나 국면에서 가짜뉴스의 폐해가 더욱 커지면서 청와대 차원에서 추가적인 가짜뉴스 근절·처벌 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와대 뿐 아니라 정부도 각자 맡은 분야에서 코로나 관련 가짜뉴스에 대해 적극 설명하고 있다. 지난 3일 한 주간지는 북한 의료진이 유한킴벌리 마스크를 착용한 영상을 바탕으로 정부가 북한에 마스크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에 마스크를 지원한 사실이 없다. 국내 민간단체에서 마스크 대북지원을 위해 반출신청을 한 사례도 없다”고 해명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일부 언론이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왜곡된 정보를 사실처럼 보도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앞으로 정부는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