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돌아와도 암울, 토트넘 ‘노타이틀’ 가시화

입력 2020-03-05 11:55 수정 2020-03-05 12:05
남은 타이틀은 UEFA 챔스리그뿐
16강 1차전 패배로 8강행 비관적
에릭 다이어 관중석 난입해 싸움
‘해리 케인 맨유 이적설’로 어수선

토트넘 홋스퍼 미드필더 에릭 다이어(왼쪽)가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노리치 시티를 불러 가진 2019-2020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 홈경기를 마친 뒤 동료 미드필더 제드슨 페르난데스를 위로하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승부차기에서 실축했다. AP연합뉴스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의 올 시즌 ‘노 타이틀’이 가시화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전에서 프리미어리그 최하위 팀 노리치 시티에 발목을 잡혀 탈락했다. ‘주포’ 손흥민(28)과 해리 케인(27)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틈에 벌어진 일이다. 이제 도전할 수 있는 타이틀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뿐이지만, 이마저도 1패를 안고 16강 2차전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우승은 비관적이다.

토트넘은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노리치 시티를 불러 가진 2019-2020 FA컵 16강 홈경기에서 정규시간 90분과 연장 30분을 포함한 120분간 1대 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대 3으로 밀려 탈락했다.

이로써 토트넘의 FA컵 우승 도전은 8강에 도달하지 못하고 좌절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이 한 시즌에 도전할 수 있는 주요 타이틀은 모두 4개다. 풋볼리그컵 카라바오컵에서 다른 국가보다 1개 더 많은 트로피를 수확할 수 있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미 카라바오컵 초반인 지난해 9월 32강전에서 4부 리그 팀 콜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대 4로 밀려 탈락했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선두 리버풀의 독주 속에서 토트넘의 우승 가능성은 이미 사라졌다. 토트넘은 모두 38라운드 가운데 28라운드까지 소화하고 승점 40점(11승 7무 10패)을 수확했다. 리버풀의 승점은 79점(26승 1무 1패). 토트넘이 남은 10경기에서 모두 승리해도 확보할 수 있는 승점은 70점이다. 리버풀을 넘어설 수 없다.

토트넘 홋스퍼의 주제 무리뉴 감독이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노리치 시티를 불러 가진 2019-2020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 홈경기 도중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UEFA 챔피언스리그가 남았다. 하지만 토트넘은 16강 1차전 홈경기에서 독일 라이프치히에 패배하고 오는 11일 2차전 원정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극적으로 승부를 뒤집어 8강으로 진출해도 그 이후에 상대할 유럽의 강자들을 물리치고 우승까지 질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FA컵은 그나마 토트넘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타이틀로 평가됐다. 이날 패배로 탈락하면서 ‘무관’이 유력해졌다.

토트넘은 이날 전반전만 해도 손쉬운 8강 진출을 이루는 듯 했다. 수비수 얀 베르통언은 전반 13분 노리치 시티 진영 왼쪽에서 넘어온 동료 미드필더 지오바니 로 셀소의 프리킥 크로스를 머리로 골문 안에 밀어 넣었다. 그렇게 하프타임을 넘겨서도 주도권을 잡았지만, 경기 종료를 10여분 남기고 뼈아픈 실수로 동점골을 빼앗겼다.

토트넘 골키퍼 미하엘 포름은 후반 33분 정면으로 날아온 노리치 시티 미드필더 케니 맥린의 중거리 슛을 완전하게 잡지 못했다. 이때 달려든 노리치 시티 공격수 요시프 드르미치가 득점했다. 이때부터 힘이 빠진 토트넘은 30분간 펼쳐진 연장전에서도 득점하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 에릭 라멜라, 트로이 패럿, 제드송 페르난데스가 실축했다. 8강 진출권은 노리치 시티의 몫으로 돌아갔다.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손흥민(왼쪽)이 지난 16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애스턴 빌라를 3대 2로 이긴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오른팔을 부여잡고 있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오른팔 골절상을 입어 수술을 받고 재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 미드필더 에릭 다이어는 경기를 마치고 관중석으로 들어가 관객과 싸웠다. 토트넘의 주제 무리뉴 감독은 “한 관객이 다이어와 그의 동생을 모욕했다”고 설명했다. 그 사유가 무엇이든 다이어는 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악재만 쌓고 있다.

득점의 상당수를 책임졌고 공격진을 움직였던 손흥민·케인의 공백은 토트넘의 시즌 후반부 부진에서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손꼽힌다. 손흥민은 오른팔 골절상, 케인은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수술한 뒤 재활하고 있다. 그라운드로 복귀해도 우승이라는 동기 부여가 없어 암울하다. 영국 축구매체 골닷컴은 이날 “케인이 올여름에 이적을 시도할 것”이라며 “토트넘 잔류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을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