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이상 당뇨인 코로나19 사망 위험 커…“우선 검사, 입원 필요”

입력 2020-03-05 10:53
연합뉴스


고령층과 기저질환(지병)을 가진 환자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대한당뇨병학회가 고위험군인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코로나19 대응 지침을 내놨다.

당뇨병학회는 5일 “코로나19는 다른 바이러스 폐렴과 달리 전형적인 감기 증상보다는 비전형적인 증상을 동반해 임상 증상만으로는 진단이 어렵고, 아직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서 감염될 경우 환자 개개인의 면역력과 동반 질환에 따른 예후가 매우 다를 수 있다”면서 “극히 제한된 의료 자원을 고려할 때 사망 위험이 높은 기저질환을 앓는 경우 진단 및 치료에 조기 접근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특히 대표적 면역저하 기저질환인 당뇨병 환자에서는 심각한 중증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근 미국 의사협회 학술지(JAMA)에 발표된 중국 환자 4만4672명 대상 연구에 따르면 전체 사망률은 2.3%였지만 70대에서는 8.0%, 80대 이상에서는 14.8%의 사망률을 보였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7.3%였다.

현재 국내 70대 이상 당뇨병 인구는 전체 성인 당뇨병 환자의 28.9%(115만명,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로 코로나19 감염 시 사망 위험이 큰 고위험군이다.

학회는 “이제까지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들의 기저질환을 분석한 결과 고혈압, 당뇨병, 만성 신질환 등 당뇨병뿐 아니라 당뇨 합병증으로 생각되는 질환들을 앓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면서 “특히 70세 이상 당뇨인들이 코로나19의 고위험군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학회는 당뇨병, 특히 70세 이상 당뇨인들의 경우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우선적으로 검사받고 입원할 기회가 주어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회는 “이미 지역감염을 넘어 전국적 전파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중증 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고령의 당뇨인 등 고위험군을 우선적으로 선별해 검사하고 선제적으로 입원 치료를 해 나간다면, 전체 사망률 및 노령인구에서의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학회는 당뇨인을 위한 코로나19 예방지침도 제시했다. 일반적 건강 수칙으로는 외출 및 다른 지역 방문 자제, 손 씻기, 기침 예절 철저 준수를 주문했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않도록 한다. 의료기관 방문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람 많은 곳에 방문을 자제하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는 접촉을 피해야 한다. 가정 내에서도 개인 간 접촉은 최대한 삼가고 테이블 위, 문 손잡이, 키보드 등 손길이 많이 닿는 곳은 항상 깨끗하게 닦는다.

또 당뇨병 약제 복용 및 인슐린 투여를 평소보다 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혈당 측정을 더 자주하며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침 기상 후 1회, 식후 2시간 적어도 1회 이상, 즉 하루 적어도 2회 이상의 자가 혈당 측정을 한다.
자가 혈당 측정 결과가 평소보다 지속적으로 혈당이 높은 경우 병원을 방문하거나 전화 상담을 한다. 식사는 단순 당을 제한하되, 하루 세끼 규칙적으로 하며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한다. 감염 방지를 위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한다.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다. 매일 일정량(적어도 하루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집안에서라도 계획적으로 한다. 주 2회 이상 근육 운동을 시행한다.
기침, 가래, 발열 등 증상이 있거나 혈당이 갑자기 올라가 지속하면 즉시 주치의와 상의한다. 병원 방문이 어려운 경우 한시적으로 허용된 전화상담을 통해 해결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