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개량 남성 혼례복 독일에서 돌아왔다

입력 2020-03-05 10:49
독일인 수도사가 수집한 1960년대 남성 혼례복이 한국 품으로 돌아왔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하 재단)은 지난달 초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이 소장한 혼례용 단령(옷깃을 둥글게 만든 포)을 기증 받아 최근 국립민속박물관에 인계했다고 5일 밝혔다. 이 단령은 재단이 2016년부터 2년 간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 실태조사를 한 뒤 2018년국립민속박물관에서 보존처리를 마친 단령 두 점 중 한 점이다. 이번 기증으로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은 2018년 조선시대 보군이 입었던 ‘면피갑’에 이어 두 번째 문화재 반환 사례를 남기게 됐다.
혼례용 단령 앞면.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혼례용 단령 뒷면.

기증된 단령은 1960년을 전후한 시기에 사용됐던 남성 혼례복이다. 59년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에서 우리나라 왜관수도원(경북 칠곡군)으로 파견된 독일인 보나벤투라 슈스터 수사(Br. Bonaventura Schuster, 한국명 주광남)이 수집한 복식이다. 그는 84년에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으로 복귀해 선교박물관에 이 단령을 기증했다. 그는 90년에 다시 왜관수도원으로 돌아와 수도생활을 하고 있다.

이 단령은 겉감은 비단이고, 안감은 1960년대에 유행한 인조비단(비스코스레이온)을 사용했다.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어려운 경제 사정 탓에 개량화한 복식이다. 복식사 전문가들은 이 단령에 대해 “관복용 단령이 아닌 6·25 전쟁 이후 민간에서 사용했던 남성 혼례용 단령으로, 오늘날 국내에 남아 있는 것이 많지 않아 희소가치가 있다”고 평했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