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마세요” 문자 보냈던 딸, 알고 보니 살해된 뒤였다

입력 2020-03-05 10:38
연합

연인 사이였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가마니에 넣어 버린 20대 남성과 공범인 현 애인이 체포됐다. 이들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인 척 유족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7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체포된 남성 A씨(27)가 1월 12일 전 여자친구 B씨(29)를 목 졸라 숨지게 하고 피해자의 휴대폰을 사용해 유족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5일 전했다.

경찰은 숨진 B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면서 A씨의 범행 은폐 정황을 확보했다. B씨가 연락이 안 되면 유족이 행방을 찾을 것을 우려해 B씨인 척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B씨가 사망한 뒤 시신이 발견될 때까지 한 달이 넘도록 실종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1월 초 서울 강서구 한 빌라에서 연인이었던 B씨를 주먹으로 폭행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범행 후 시신을 가마니에 넣은 뒤 인천시 서구 시천동 경인아라뱃길 목상교 인근 공터에 유기했다.

이때 20대 C씨가 범행을 도왔다. A씨의 현재 애인으로 피해 여성의 시신을 아라뱃길 인근에 유기하기 위해 범행 장소인 강서구 빌라에서 차를 타고 이동하는 과정에 동행했다.

피해 여성의 시신은 25일 오전 10시경 발견됐다. 옷을 모두 입고 있었고 가마니에 들어있었다. 부패는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11시50분경 강서구 한 빌라에서 이들을 붙잡았다.

A씨는 경찰에서 “헤어지는 문제로 전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하다가 화가 나 목을 졸랐다”며 “(살해 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집 안에 방치했다”고 진술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