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여행 계획을 잡아둔 이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1년 전부터 친정 엄마와의 여행을 준비했다”거나 “10년 만에 첫 가족여행이었다”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이들이기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나 감염에 대한 우려, 혹시 모를 인종 차별, 여행을 하면서 갖게될 찜찜한 기분 등을 이유로 많은 이들이 여행을 포기하고 있다. 많은 여행 커뮤니티에는 항공권과 호텔, 여행지 관광명소 입장권 등에 대한 환불 공유 정보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과정에서 일부 여행객들이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을 받기 위해 부절적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5일 각종 여행 커뮤니티에는 ‘환불 불가’나 한국 여행객과 관련해 환불 정책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곳을 상대로 환불을 받아낸 후기가 퍼지고 있다. 정중한 요구가 아닌 반협박에 가까운, 더군다나 국내 코로나19 상황을 부풀려 말하면서 목적(?)을 달성했다는 이야기를 자랑스레 떠들었다.
한 네티즌은 1박에 30만원쯤 하는 숙소의 4박치 금액을 전액 환불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미 사망자가 수천이지만 뉴스에 안 나온다” “한국은 의료기술도 떨어지고 이미 확진자가 수만명이 된다”는 식의 가짜뉴스를 호텔 측에 보내며 “한국인은 위험하고, 내가 너희 호텔에 가면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고 했다.
“길거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고, 이웃이 사망했다. 이곳은 지옥이다”는 식의 소설을 보내면서 환불을 이끌어 내라는 조언도 댓글로 이어졌다.
“우리 아파트에 확진자가 발생했고, 나는 그와 평소 같은 엘리베이터를 탔다. 나는 자가격리 중이다. 내가 안전하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메일을 보내면 환불을 쉽게 받을 수 있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이런 글들은 여러 여행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몰지각한 일로 비판을 받고 있다. “가짜뉴스가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냐”며 한탄하는 이도, “손해 안 보려고 나라는 판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