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불안·또 퇴장’ 전북, 시드니와 무승부…ACL 무승 이어가

입력 2020-03-04 19:28 수정 2020-03-04 19:43
전북 현대 한교원이 4일 호주 시드니 주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드니 FC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H조 2차전 원정 경기에서 골 찬스를 놓친 뒤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가 호주 시드니 원정에서 ‘다행스런’ 무승부를 거뒀다. 2경기에서 3명이 퇴장 당하는 불안한 수비력은 올 시즌 전북이 개선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됐다.

전북은 4일 호주 시드니 주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드니 FC(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H조 2차전 원정 경기에서 2대 2로 비겼다.

1차전 홈에서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상대해 2명이나 퇴장당하며 1대 2로 패했던 전북은 이날도 부족한 수비 조직력을 노출하며 또 한 명이 퇴장 당하는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다행히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시즌 첫 승의 기회는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이날 무승부로 전북은 ACL 호주 원정에서 호주 팀을 상대로 무패(2승 4무)기록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시즌 K리그 챔피언이었전 전북까지 고전하면서 K리그 팀들은 올 시즌 ACL에서 6경기 1승 2무 3패의 저조한 성적표를 뒤집지 못하고 있다.

전북은 전반 초반 시드니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페널티 박스 근처 결정력 부족으로 쉽게 달아나지 못했다. 전반 11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한교원이 올린 크로스를 이승기가 머리에 맞췄지만 아쉽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4분 뒤에는 김보경이 중원을 돌파해 라스 벨트비크에 공을 이어줬지만 슈팅이 왼쪽 길게 벗어났다.

시드니는 수비 시 미드필드와 수비의 간격을 좁히고 웅크리다가 역습을 노렸다.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딩에서 34경기 12골 2도움을 올렸던 아담 르 폰드레(34·잉글랜드)와 호주 23세 이하 대표 출신 트렌트 부하지어(22·호주)의 빠른 역습으로 전북에 맞섰다.

전북은 잦은 패스미스로 위기를 맞았다. 전반 18분 전북 패스 미스 상황에서 부하지어가 르 폰드레의 볼을 이어 받아 왼발 슈팅을 날렸고, 아슬아슬하게 오른쪽 포스트를 빗겨갔다. 수비가 흔들리며 전북은 김진수가 전반 31분 상대 볼 전개를 거칠게 막다가 옐로카드를 받기도 했다. 후반 43분엔 르 폰드레가 뒤로 내준 슈팅을 밴더사그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홍정호 맞고 튀면서 또 한 차례 위기를 넘겼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승리를 위해 고삐를 쥐었다. 김보경과 한교원의 슈팅이 시드니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5분 행운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북의 코너킥 찬스에서 홍정호의 헤더를 시드니 루크 브래탄이 거둬내려다 볼을 골문 안쪽으로 흘려보냈다.

전북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시드니는 후반 11분 조엘 킹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연결한 긴 스로인을 부하지어가 왼 측면에서 이어받아 최보경을 한 차례 제치고 골문으로 부드럽게 밀어 넣었다. 전북으로선 허무한 실점이었다.

트랜트 부하지어(왼쪽 두 번째)가 동점골을 넣은 뒤 팀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흐름이 시드니로 넘어가자 전북은 지난 1차전에서 이적 후 첫 득점을 터뜨린 조규성을 후반 15분 투입했다. 투입 단 1분 뒤 왼쪽 측면을 돌파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며 분위기를 쇄신한 조규성은 후반 19분 아쉬운 기회를 놓쳤다. 한교원이 쇄도해 연결한 낮은 크로스를 문전 앞에서 오른발에 강하게 맞췄지만 허공으로 떴다.

한동안 이어지던 전북의 공세는 역습 상황에서의 실수로 또 다시 꺼졌다. 후반 29분 르 폰드레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연결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자책골을 넣었던 브래탄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이를 막던 최보경의 손에 볼이 맞으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르 폰드레가 페널티킥을 손쉽게 밀어 넣으며 전북은 1-2로 끌려갔다. 바로 레드카드를 받은 최보경은 전북의 올 시즌 2경기 동안 3번째 퇴장자가 됐다.

한 명이 부족해진 전북은 패색이 짙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결국 동점골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44분 교체 투입된 무릴로 엔리케가 페널티 박스 앞에서 시도한 강력한 슈팅이 왼쪽 포스트를 막고 나오자 한교원이 정확한 위치로 돌진하며 밀어 넣었다. 그렇게 험난했던 호주 원정은 2대 2 무승부로 끝났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