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조기 종식 가능할까… 향후 1~2주 2·3차 감염 저지가 관건

입력 2020-03-04 17:50 수정 2020-03-04 18:0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향후 1~2주 내에 조기 종식될 수 있을지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신천지 신도 23만9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가 99% 완료되면서 확진자 증가 추세는 줄어들 조짐이다. 문제는 향후 1~2주 내 2, 3차 감염을 얼마나 막아내느냐다. 추가 감염을 최소화하려면 한 발 앞선 방역대책이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뒤따라가는 식의 정부 정책으로는 ‘전환점(티핑 포인트)’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4일 대구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대구에서 자가격리 중인 신천지 신도 1만여명 중 확진자를 제외한 이들은 격리 3주째인 오는 8일 격리해제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반적인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해 진단검사를 받은 의심환자 수도 전날보다 7141명이 줄어든 2만8414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0시~오후 4시)는 435명 늘어 전날 증가세(851명)보다 대폭 감소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주를 코로나19 상승 추세를 꺾을 수 있는 중대 고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도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은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이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제 향후 코로나19 사태의 향방은 신천지 신도 확진자가 파생한 2, 3차 감염의 규모를 최소화하는 데 달렸다. 정은경 본부장은 “다른 지역 집단 감염 사례를 보면 신천지 신도와 관련한 2, 3차 감염 사례가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며 “(추가 감염을) 얼마나 봉쇄하느냐가 지역사회 전파를 막고 전파 속도를 늦추는 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신천지 신도 확진자로 인한 2, 3차 감염이 집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6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도 용인의 생명샘교회도 최초 전파는 신천지 신도로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16일 신천지과천교회 행사에 참석했던 확진자가 지에스테크윈(경기도 용인)에서 교육을 실시했고, 이 회사 직원 4명이 확진됐다. 이 중 1명이 지난달 23일 생명샘교회 예배에 참석하면서 교회 내 감염이 시작된 것이다. 충남 천안시에선 줌바댄스 강사로부터 2, 3차 감염이 일어나 총 8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역학조사가 더 진행되면 확진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는 소규모 집단 감염을 시급히 차단하지 못할 경우 광범위한 지역사회 유행이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히려 지금까지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발견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당국이 대구에서 신천지 중심 방역에서 일반시민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으로 정책을 선회한 것은 뒤늦었지만 잘한 일”이라면서도 “대구를 포함한 전국에서 신천지 혹은 원인 불명의 확진자들로부터 노출된 이들이 지금도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고, 잠복기 상태 환자에 노출된 이들도 1~2주 내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의 확진자 수는 ‘수면 위 빙산’일 수 있으며 ‘수면 아래 빙산’을 보지 못하면 정부 기대와 달리 1주일 뒤 감염자가 1만명에 육박하거나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예슬 기자,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