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신뢰도는 상승, 청와대는 신뢰도 추락 왜?

입력 2020-03-04 17:23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4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방역 현장의 지휘주체인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점점 올라가고 있는 반면 청와대는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질본은 국민과의 소통에 성공했지만 청와대는 일관된 메시지 전달에 실패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4일 발표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국민 인식 2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질본에 대해 국민들은 81.8%가 신뢰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19일 1차 조사 때(74.8%)보다 6.5%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반면 청와대 신뢰도는 49.5%로 1차 조사 당시(57.6%)보다 8.1% 포인트 하락했다.

질본은 위기 속에서도 국민과의 소통, 밤낮 없는 현장 대응 등으로 애쓰는 모습이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등 전문가들이 매일같이 브리핑에 나서는 등 어려운 여건 속 희생하는 모습이 국민의 신뢰를 샀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방역 및 의료진들이 방호복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리는 등 현장의 노고가 가감 없이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 본부장은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부터 네 차례(1월 27일·2월 28일·3월 1일·3일)만 빼놓고 모두 정례브리핑에 나섰다. 이달부터는 권준욱 부본부장과 교대로 브리핑 중이다. 정 본부장은 초창기와 달리 푸석해진 모습으로 국민의 염려를 사기도 했다.

반면 청와대에 대한 인식은 마스크 대란과 섣부른 판단 등에 대한 불만이 조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박상헌 정치분석가는 “청와대가 코로나19 국면에서 초기 상황 장악과 메시지 일관화에 실패했다. 대통령의 ‘코로나 종식’ 발언 등은 안일한 판단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마스크 수급, 병상 부족 등 문제도 초기 대응 실패를 보여주는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박구인 강보현 이성훈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