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 할인, 청도 미나리 특판…유통업계 코로나로 막힌 농어민 판로 뚫는다

입력 2020-03-04 16:46
모델들이 3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수산코너에서 국내산 수산물 판로 확대를 위한 할인 판매 행사 중인 제주산 갈치와 남해산 새조개를 들어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과 내수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농어가의 판로 확대를 위해 유통업계가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제주와 전남 완도산 수산물을 할인 판매하고, 이마트는 참치어가 판로 확장에 나섰다. 이랜드리테일 킴스클럽은 경북 청도 미나리 특판으로 코로나19 피해 농가를 돕기로 했다.

유통업계 농·어가 판로 확대 앞장서

신세계백화점은 갈치, 참조기, 전복, 새조개 등 해외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산 수산물을 20~30% 할인 판매하는 ‘산지 장려 직송 행사’를 오는 8일까지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국산 수산물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해외 수출국에서 수요가 줄고 통관·물류 절차에 차질을 빚으면서 수출량이 감소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2월 11일까지 6주 동안 해외로 수출한 국산 수산물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8% 줄었다. 전복 20%, 갈치·참조기 30%가량 감소했다.

수출량이 줄어들면서 산지 가격도 떨어졌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수입량이 줄면서 제주산 대갈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참조기는 20% 이상 산지 가격이 떨어졌다. 주로 일본에서 인기가 많았던 국내산 전복과 새조개는 한·일 관계 악화로 수출량이 감소해 산지 가격이 최대 20%까지 떨어졌다.

이마트는 참치 어가 판로 확대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마트는 5일부터 11일까지 원양산 모둠 참치회를 지난 1월 이마트에서 판매한 참치회 평균 가격의 50% 수준에 판매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위해 역대 최대 물량인 35t의 참치를 준비했다. 이마트가 1년 동안 판매하는 참치회는 약 140t 정도다. 일주일 동안 약 3개월치 판매물량을 준비한 셈이다. 이마트는 킹크랩을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물량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참치어가는 대일무역 악화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참치 수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세계 참치 생산량의 약 80%를 소비하는 세계 최대 참치 소비국가인 일본과 분위기 악화로 우리나라 참치어가의 일본 수출량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참치 대일 수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줄었다. 10~12월 수출 물량 하락세가 전년 동기 대비 5~16% 정도로 둔화됐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본이 참치 수출 방식 중 하나인 ‘트럭 복합일관수송’을 금지하면서 수출물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병길 이마트 생선회 바이어는 “참치 어가에 일본 수출 부진 및 내수 소비 감소라는 어려움이 지속돼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 보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품질의 참치회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기회를 만들어 참치 어가와 상생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킴스클럽은 경북 청도군 한재미나리 재배농가 돕기에 나섰다. 킴스클럽은 오는 17일까지 청도한재미나리를 산지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

청도한재미나리는 청도군 400여개의 지역 농가에서 연 2000t 이상 생산되는 지역 대표 특산물이다. 이번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 방문객과 택배주문이 모두 줄어 농가가 어려움에 처했다. 킴스클럽은 지난달에는 코로나19로 수출길이 막힌 전남 해남군의 빨간배추 재배 농가 판로 지원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어지는 식품·유통업계, 코로나19 지원

한국야쿠르트는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이번 기부금은 방역물품 구매, 긴급 구호물품 지원 등 대구·경북 지역사회 복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중소 파트너사들과 사회 취약 계층에 위생 키트를 제공하고, 무상 방역을 실시하기로 했다. 저소득 취약 계층 200가구에는 손세정제, 손소독제, 마스크 등으로 구성된 위생 키트를 제공한다. 면역 취약 대상인 지역아동센터, 보육원 등 전국 100개 시설에 방역을 실시하고 동반성장 협약사와 거래중인 중소 파트너사 사업장 200여곳에도 무상 방역을 지원한다.

농심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무료급식이 중단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거 및 취약계층을 위해 쌀국수 6000박스를 지원한다. 농심이 기부하는 쌀국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서울지역 결식 노인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오비맥주는 대구지역을 위해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에 구호 성금과 마스크, 손소독제를 기탁했다. 마스크, 손소독제는 의사와 간호사, 방역요원 등에 우선 지급될 예정이다.

본아이에프는 본죽과 본죽&비빔밥 카페 가맹점주들이 뜻을 모아 코로나19 진압에 힘쓰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죽 1800그릇을 기부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가맹점주들이 대구¯경북 지역을 포함한 전국 선별 진료소 21곳에 죽을 직접 배달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개학 연기로 끼니 해결이 어려워진 대구지역 가정을 위해 ‘힘내요 대구’ 쿠폰 1000장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자는 대구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 차상위계층, 한부모 가정 자녀들이다. 지원 규모(200명)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가 지역아동센터 7곳 등에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의 현황을 파악해 정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