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서울시로부터 법인허가를 받으며 ‘영원한복음예수선교회’란 이름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신천지’라는 이름이 빠져있는 신천지의 유관 단체가 많아 예술 문화 봉사 등의 분야서 신천지의 포교 활동이 은밀히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2011년 11월 신청 당시 영원한복음예수선교회란 이름으로 들어왔고 대표자도 이만희씨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들어와 신천지 정체성을 그때는 확인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신천지가 서울시 사단법인 등록을 위해 의도적으로 이름을 숨긴 정황이다. 정상적인 종교 조직이라면 굳이 이름을 숨길 필요가 없다.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에야 신천지라는 이름을 드러내놓고 활동하지만 수년 전만 해도 그 이름을 숨기고 활동해왔다”며 “신천지라는 이름이 드러날 때 사람들이 조심했던 상황에서 정체를 숨기고 활동해야 하는 수밖에 없던 습성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에도 신천지는 예술 문화 봉사 단체 등을 만들며 명칭에 ‘신천지’를 넣지 않아 왔다. 탁 소장은 “제가 조사한 위장 단체 이름만도 수백개가 넘는다”며 “시민단체 이름을 많이 쓰고 한국교회가 쓰는 단체 이름을 가져다가 위장해 쓰는 경우도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과 용인 대구 등 전국 각지에 있는 위장 단체의 이름을 다 찾아내기란 그들이 밝히지 않는 이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신천지는 자원봉사 문화강좌 재능기부 등으로 교회나 지역사회에 뿌리내려 사람들을 신천지 위장교회나 복음방 센터로 끌어들이는 방식을 쓴다. 탁 소장은 “위장 단체를 만드는 목적은 포교를 위함”이라며 “카페를 운영하고 취미활동을 하다가도 갑자기 성경 공부를 유도하는 데 ‘기승전성경공부’라는 공식은 언제나 통한다”고 설명했다.
탁 소장은 “세상에 아무리 좋은 모임과 성경 공부, 취미활동이라도 절대로 검증되지 않은 곳은 찾지 않는 것이 좋다”며 “특히 설문조사 등을 할 때 개인정보나 전화번호를 함부로 유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족의 지인, 목사님이 선교사라고 소개한 때도 검증되지 않은 이라면 경계하는 것이 이단에 빠지지 않는 첫 번째 단계”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전날 신천지의 사단법인 허가를 취소키로 했다. 공익을 해한다는 판단에서다. 신천지는 세제 혜택 등을 받는 법인으로써 자격을 잃고 임의 단체로 남게 된다. 다만 신천지가 불복, 행정소송에 나서 승소할 경우 재처분(법인허가)을 받게 될 여지는 남아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