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확진자 1000명… 도쿄올림픽 제대로 열릴까 노심초사

입력 2020-03-04 14:06 수정 2020-03-04 15:00
마스크를 쓴 일본 도쿄 시민들이 지난달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2020 올림픽이 열리는 오다이바 해변공원의 오륜 조형물 앞을 27일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일 1000명에 도달했다고 일본 NHK방송,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진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자를 포함한 것이지만,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지면서 공을 들여온 도쿄올림픽 연기·취소 가능성도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일본에서는 이날 야마구치현의 40대 남성 코로나19 감염자가 1명 새로 확인되면서 확진자 수가 1000명이 됐다. 중국, 한국, 이란,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5번째로 많은 감염자 수다. 후생노동성은 중증 환자는 전날 기준 58명이라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일본 내 감염자가 1000명에 달하자 “더 늘어날지, 종식으로 갈지 중대 고비”라고 전했다.

오는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이 계획대로 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는 이번 올림픽을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후쿠시마의 부흥과 안전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부흥 올림픽’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세웠지만, 예상치 못한 전염병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커졌다.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은 전날 밤 국회에서 “올림픽이 예정대로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연말 연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올림픽 연기 질문에 “개최 도시 계약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취소할 권리를 지니는 것은 ‘본 대회가 2020년 중 개최되지 않는 경우’라고만 쓰여 있다”며 “2020년 중이라면 연기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올림픽 취소·연기설은 딕 파운드 IOC 위원이 지난달 25일 코로나19로 인한 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다만 현재까지는 올림픽 취소나 연기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긴급성명을 내고 도쿄올림픽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안전한 대회를 실시하기 위해 IOC는 2월 중순부터 도쿄 대회 조직위원회, 도쿄도, 일본정부, 세계보건기구(WHO)와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며 “어떤 사태로 발전하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가능한 모든 일을 하며 사태를 타개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연기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IOC와 함께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이 취소된다면 일본은 약 30조원에 육박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가하마 도시히로 다이이치세이메이 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올림픽이 무산될 경우 일본의 경제손실 예상액은 2조6000억엔(약 28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도쿄신문이 전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