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 샌더스 연대’ 강했다…바이든, 슈퍼화요일 8개주 승리

입력 2020-03-04 13:56
‘진보’ 샌더스 독주 체제에 제동
美민주당 경선 ‘바이든 대 샌더스’ 양강 구도
하지만 대의원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선 샌더스 앞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유세에서 슈퍼 화요일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14개주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3일(현지시간) 동시에 열린 ‘슈퍼 화요일’에서 중도 성향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선전했다. 진보 진영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독주 체제에 제동이 걸리면서 민주당 경선 구도는 ‘바이든 대 샌더스’의 양강 구도로 전환됐다.

CNN방송은 경선이 실시된 14개주 중에서 11개주에 대한 예측 결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8대 3의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숫자적으로만 보면, 과반을 이긴 바이든이 슈퍼 화요일의 승자”라고 전했다.

CNN은 개표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바이든이 버지니아주·노스캐롤라이나주·앨라배마주·테네시주·오클라마호주·아칸소주·미네소타주·매사추세츠 등 8개주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3일(현지시간) ‘슈퍼 화요일’ 경선 투표가 끝난 이후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주 에세스 정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CNN은 또 샌더스가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홈 스테이트’인 버몬트주와 콜로라도주·유타주 등 3개주에서 이길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의 선전에는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경선 후보 사퇴를 결정하고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급진 성향의 샌더스가 민주당 대선 후보를 막기 위한 ‘반(反) 샌더스 연대’가 힘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는 중도 성향 유권자들과 노인들, 흑인들의 표심이 바이든에 쏠린 것이 바이든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아직 3개주의 결과가 확정되지 않아 바이든의 완승이라고 단정하긴 힘들다. 특히 가장 많은 대의원 수가 걸려 있는 캘리포니아주(415명)와 대의원 숫자가 두 번째로 많은 텍사스주(228명)의 승패가 결정되지 않고 있다. 샌더스는 개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캘리포니아주에서 앞서 있다. 하지만 텍사스주에서는 바이든과 샌더스가 접전을 펼치고 있다. 메인주에서는 바이든이 우세한 상황이다.

슈퍼 화요일 경선에는 14개주에서 1357명의 대의원을 선출한다. 이는 민주당 경선에서 뽑는 전체 대의원 3979명의 34%에 해당하는 수치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선 1991명의 대의원이 필요하다.

CNN방송이 버지니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반(反) 트럼프 정서’가 민주당 경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분석된다. 버니지아주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유권자 56%는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후보의 정책에 동의해 투표했다는 유권자들은 41%로 집계됐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유권자의 62%가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후보’에게 표를 줬다고 답했고, 정책으로 후보를 고른 유권자는 36%였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