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세운상가 일대, ‘도심제조산업 허브’로 거듭난다

입력 2020-03-04 14:00
산업거점공간 조성 구성안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일대가 보전과 혁신이 어우러진 ‘도심제조산업 허브’로 거듭난다. 기존 소상공인 재정착을 통한 도심전통산업 생태계 보호와 젊은이들의 혁신 마인드를 통한 신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사업 재검토 발표 이후 상인·토지주, 사업시행자,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4일 ‘세운상가 일대 도심산업 보전 및 활성화대책’을 발표했다.

기존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이 지역 산업생태계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에 대한 조사·분석이 다소 미흡했고 옛길 보존, 도로·공원 같은 기반시설 확보에 치우진 물리적 변화 중심의 계획이었다면 이번 종합대책으로 공공성이 강화된 정비사업을 유도하고 붕괴 우려가 있던 도심산업생태계 보전을 위한 실행력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전체 171개 중 일몰시점이 지난 사업 미추진 152개 구역은 관련법에 따라 정비구역을 해체하고, 주민협의를 통한 재생 방식의 관리로 전환한다. 정비사업이 추진중인 세운지구 11개 구역과 공구상가가 밀집한 인근 수표 정비구역은 단계적·순환적 정비사업을 통해 산업 생태계 보호에 나선다. 시는 실효성 있는 세입자 이주 대책을 마련한 후 정비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산업거점공간은 8곳이 새롭게 조성된다. 기계, 정밀, 산업용재, 인쇄 등 각 구역별 산업입지 특성을 반영한 공공임대복합시설, 스마트앵커시설 등이 들어선다. 특히 공간의 상당 부분은 정비사업 이주 소상공인들이 안정적 영업기반을 확보하도록 주변 임대료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임대상가(700호 이상)로 만든다. 나머지는 청년창업지원시설 등 신산업 육성공간으로 활용한다.

새로 조성되는 산업거점공간에서는 시제품 개발 원스톱서비스, 기술전수를 위한 마이스터스쿨 도입 같은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세운5구역 내 정비사업 해제지역에는 노후환경 개선과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확충이 동시에 이뤄지는 ‘산업골목재생’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금융 등 다양한 특별지원을 받을 수 있는 ‘도시형소공인 집적지구’ 지정도 추진한다. 기존산업과 3D 프린터 등 첨단기술, 젊은 디자이너 간 콜라보를 통해 새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다양한 협업프로젝트를 시도한다.

서울시는 4월까지 일몰 관련 행정절차를 완료하고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 절차에 들어가 10월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세운 3-2 구역 내 노포 ‘을지면옥’은 그동안 강제철거 금지 원칙을 견지하고 보전방안에 대해 소유자 및 사업시행자와 협의했으나 당사자간 의견이 서로 달라 향후 정비사업 진행과정에서 계속 협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소상공인 등 기존 산업생태계를 보호하면서 청년들과 신산업 유입을 통해 지역과 결합된 새로운 고부가가치 콘텐츠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재생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향후 서울 도심부 개발과 산업정책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