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교실 못믿어… 코로나19 긴급돌봄 참여 학생 초등생 0.87%

입력 2020-03-04 12:28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유치원·초등학생 돌봄 공백을 해소하고자 내놓은 긴급돌봄 서비스가 학부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긴급돌봄 신청자 절반 이상이 실제로는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자녀를 집단생활로 내모는 것에 대한 불안감과 코로나19 사태에 우왕좌왕하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가 지난 2일 기준으로 집계해 4일 발표한 ‘유·초등 긴급돌봄 운영현황’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생 2만3703명이 긴급돌봄 서비스에 참여했다. 지난달 24∼26일 긴급돌봄 수요 조사를 벌인 결과 초등학생 272만1484명 가운데 4만8656명(1.8%)의 학부모가 긴급돌봄을 신청했다. 1.8%에 불과한 신청자 가운데 48.7%가 실제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다. 긴급돌봄에 참여한 초등학생은 전체 초등학생 가운데 0.87%에 불과하다. 참여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대구였다. 대구 지역 초등학생의 0.5%인 568명이 긴급돌봄을 신청했고 실제 참여 인원은 146명에 불과했다.

유치원도 사정은 비슷했다. 전체 유치원생 61만6293명 중 7만1353명(11.6%)이 긴급돌봄을 신청했다. 이 중 43.2%인 3만840명만 긴급돌봄에 참여했다. 긴급돌봄 서비스를 이용한 유치원생은 5% 수준이었다.

교육부는 “돌봄교실이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며 학부모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또한 돌봄교실을 정오나 오후 2∼3시까지만 운영한다고 공지한 학교들이 있었던 점도 돌봄교실 신청 및 참여율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적된다. 학교마다 운영 시간이 다르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교육부는 “모든 유치원·초등학교가 오후 5시까지 긴급돌봄을 제공하도록 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전국 학교 개학일이 오는 23일로 추가 연기되면서 교육부는 긴급돌봄 2차 수요조사를 벌이고 있다. 2차 수요조사는 5일까지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