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열흘 넘게 음압 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익명의 환자 A씨가 진솔한 경험담을 털어놨다.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A씨는 “최근에 코로나19 확진 당사자로서 국민에게 좋은 정보도 드리고 큰 힘이 되고자 제보하게 됐다”며 라디오 출연 이유를 밝혔다.
현재 상태를 묻는 앵커의 질문에 “일주일간 고열이 38도까지 오르내렸지만 어제부터 열이 내려 대화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코로나19의 감염 경위는 대구 예식장이었다. “지난달 16일 예식장에 갔는데 아내가 마스크를 꼭 끼라고 얘기했는데 끼지 않았다”며 예식장에 있던 많은 사람 중 마스크를 꼈던 사람은 “와이프와 아들 둘 뿐이었다”고 말했다.
앵커의 “31번 신천지 확진자가 나오기 전이라 분위기가 소홀할 때였냐”는 말에 A씨는 “그렇다. 와이프 말만 들었으면 하는 후회가 된다”고 답했다.
A씨의 주요 증상은 오한과 근육통 등 감기몸살 증세였다. 그는 결혼식 방문 이후 “금요일 저녁에 온도가 38도로 올라가면서 눈을 못 뜰 정도로 아프고 다음에는 고열, 그 다음에 근육통이 막 순식간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침은 크게 안 했다. 금요일부터는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확 왔다”고 답했다.
또 “토요일 새벽 2시 반에 코로나에 감염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줄 수 있기 때문에 1339로 전화를 했다”며 음압 병동까지 오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음압 병동에 들어가고 나서는 “바이러스 억제제 약이 독해 두통과 메스꺼움이 밀려왔다”며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을 먹어서 열흘 만에 열이 좀 내려갔다”고 답했다.
A씨는 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제일 힘들다’는 이야기도 나눴다. “나로 인해 장모님과 직장 동료 한 분도 감염됐다”며 “다니던 직장도 폐쇄됐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느냐는 물음에는 “마스크 구하기 힘들지만 집에 있는 마스크라도 꼭 껴서 사회 활동하시라”며 “나로 인해서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질 수 있으니 개인위생에 힘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1시간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코로나19에 감염이 됐으니 절대 방심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