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FA(대한축구협회)컵 우승으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따낸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이 말레이시아 팀 조호르 다룰에도 패했다. 일본 빗셀 고베와의 1차전 패배 이후 2연패의 충격에 빠졌다.
수원은 3일 말레이시아 조호르주 이스칸다르 푸테리의 술탄 이브라힘 스타디움에서 열린 ACL 조별리그 G조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조호르에 1대 2로 졌다.
이날 패배로 2연패 수렁에 빠진 수원은 G조에서 최하위(승점 0·골 득실 -2)가 됐다. 지난달 19일에도 수원은 고베에 시종일관 밀리다 0대 1로 패한 바 있다. 반면 조호르와 수원을 모두 잡아낸 고베가 승점 6으로 선두가 됐고, 조호르도 수원을 제치고 2위(승점 3)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한 경기도 못 치른 광저우 에버그란데보다(골 득실 0)도 아래에 위치한 수원이다.
수원은 전반 11분 만에 페널티 지역에서 민상기가 조호르 공격수 디오고를 막다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곤살로 카브레라가 가볍게 밀어 넣어 수원은 원정에서 이른 시간 선제골을 허용하고 경기를 시작했다.
이임생 감독은 전반전에 몇 차례 기회를 놓치자 후반 시작과 함께 김건희와 명준재를 빼고 한의권과 안토니스를 투입했다. 안토니스는 6분 만에 이종성의 패스를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이어받아 기습적인 중거리 골을 득점해 교체 카드가 어느 정도 통하는 듯 했다.
하지만 후반 28분 수비 실수가 또 한 번 발목을 잡았다. 나즈미 만소르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수원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마우리시우가 헤더로 마무리해 결승골을 뽑아냈다.
18시간의 오랜 여정과 찜통 같은 날씨 탓에 선수들 몸이 무거워진 것도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지만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말레이시아 팀에도 패하며 수원의 ACL 전망은 어두워졌다.
이임생 감독은 충격패를 당한 뒤 “날씨가 물론 더웠다. 하지만 선수들이 여러 악조건 속에서 분전했기 때문에 선수들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오늘 패배는 내 책임이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쉽지 않은 환경이었고 선수들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원은 다음 달 8일 조호르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3차전에 나선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