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올림픽 강행” 선언했지만… 현실은?

입력 2020-03-04 10:21 수정 2020-03-04 11:21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4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 본부에서 집행위원회를 마치고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전 세계 선수들을 향해 “2020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라”고 선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올림픽 개막은 이제 4개월2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IOC는 강행 의사를 철회하지 않았다.

IOC 집행위원회는 4일(한국시간)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상황 해결을 위한 모든 조처들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 조처들을 지지한다. 감사하다”며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선수, 국가올림픽위원회, 종목별 국제단체, 각국 정부의 협력과 유연성을 환영한다. 모든 당사자가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들을 향해서는 “올림픽을 계속 준비하라”고 독려하면서 “최신 정보를 인터넷 홈페이지 애슬리트365에 제공해 지원하겠다”고 안내했다.

IOC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올림픽 연기, 취소, 개최지 변경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지난달 중순에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일본 정부, 세계보건기구(WHO)와 테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날 성명은 올림픽을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선언과 같다. 올림픽은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도쿄와 주변도시에서 열린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스위스 로잔 본부에서 집행위원회를 마치고 “IOC 집행위원회가 도쿄올림픽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감을 종식시키려는 듯 “어떤 사태로 발전해도 TF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태세를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바흐 위원장이 ‘도쿄올림픽을 7월 24일에 개최한다’고 특정하지 않은 점에 주목하면서 “올림픽 일정 연기가 불가피할 정도의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IOC가 고려하고 있는 정황”이라고 분석했다.

IOC는 올림픽 강행을 선언했지만 현실은 험난하기만 하다. 올림픽 예선은 코로나19 확산 여파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 예선 취소, 일정 연기, 개최지 변경 사례가 속출한다. 올림픽 예선 개최국에서 코로나19 확산국 소속 선수에 대한 입국을 제한하는 일도 빈번하게 벌어졌다. 이런 이유로 한국 복싱·탁구·유도 등 일부 종목 국가대표들은 올림픽 본선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체육회, 종목별 단체,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는 국가대표의 올림픽 예선 출전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올림픽 예선을 개최한 다른 국가에서 우리 국가대표 선수단에 대한 입국 거부보다 한국발 항공기의 착륙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았다. 다른 국가를 경유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세계의 공통 현안인 만큼 여러 국가에서 올림픽 예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