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은 한국에서 돌아온 입국자를 자가격리 조치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치차원이라고 했다. 한국 교민들은 “과도한 조치”라고 반발했고 현지 중국인들은 “어쩔 수 없다”며 대치했다. 한 교민은 “호텔에 격리돼 갖은 검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오자 문전박대를 당해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났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갈등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고통을 함께 나누자는 온정의 손길도 있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 한 아파트 인근 상가를 운영하는 A씨는 자가격리 중인 집마다 선물상자를 배달했다. 그는 편지에 “힘든 일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선물과 온정을 드립니다. 세상이 아름다운 건 당신과 내가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적었다. 아파트의 한 교민은 “선물을 받으니 마음이 눈 녹듯 풀어졌다”며 “사람 사는 곳은 어느 곳이나 따뜻하고 정이 많은 분이 있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은 중국 곳곳에서 일었다. 코로나19 검사를 마친 사람에게 한 방역 요원은 과일 상자를 내밀었다. 그는 “너무 과하게 굴어 미안하다”며 멋쩍게 웃었다. 한 교민은 “우리도 힘든 시기지만 중국도 마찬가지로 힘든 시기”라며 “서로 잘 협조해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에 사는 한국 교민의 월세를 감면해준 집주인의 이야기도 전해졌다. 집주인은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한국 교민에게 집세 한 달 분인 1만60000위안(270만원 상당)을 감면해줬다. 한국 교민이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집세를 보름 뒤에 드려도 될까요?”라고 묻자 그는 “집세를 늦게 내는 것은 물론이고 함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한 달 치 집세를 면제해 주겠다”고 답했다고 전해졌다.
당시 집주인은 “돈은 중요한 게 아니라 당신이 자신감과 힘을 얻어서 쉽지 않은 중국 생활을 잘 헤쳐나가야 한다”며 “이번 사태도 대단한 일은 아니고 단지 인생에서 겪는 경험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